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 보건당국이 포르노 배우들의 에이즈(AIDS) 등 성병 방지를 위해 성교 장면(sex scenes)을 촬영할 경우 콘돔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내놓자 성인영화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뉴욕 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직업안전보건국은 최근 포르노 배우들의 건강을 위한 21쪽 분량의 '안전 기준'을 담은 새로운 법안을 만들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포르노 배우들은 성교 장면을 찍을 때 항상 콘돔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 포르노 영화 제작자들은 B형 간염 백신을 위한 비용을 지급해야 하며 배우들에게 촬영 기간 ‘성교육 트레이닝’을 제공하고 성교육 강사의 참석 하에 질의 응답 시간도 마련해야 한다. 배우가 눈이나 손상된 피부, 점막 등에 사정(射精)하는 행위도 금지하기로 했다.
포르노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포르노 산업 협의회 ‘프리 스피치 코얼리션’(Free Speech Coalition)의 다이앤 듀크 회장은 “이러한 규제는 의료환경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라며 “포르노뿐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 제작 환경에서도 실행 불가능한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그는 “법안이 통과되면 새로운 규제는 포르노를 메디컬 드라마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법안은 샌디에이고에 있는 표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내년 3월까지는 최종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난해 12월 “성인 영화를 찍을 때 콘돔 착용을 의무화한 조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 미국 LA포르노 배우들의 항소를 기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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