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예멘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시아파 반군 ‘후티’가 최소 4명의 미국인을 억류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한 가운데 미국 정부와 후티 대표단이 오만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예멘 수도 사나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미국인이 모두 민간인이며 그 가운데 한 명은 미국과 예멘 이중국적자”라고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정부는 올해 초 후티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정정이 불안해지자 현지 대사관을 임시 철수하면서 미국인과 미군 병력을 철수시켰다. 하지만 현지 잔류를 택했거나 탈출 방법을 찾지 못한 수십 명의 미국인이 아직 예멘에 머물고 있다.
WP는 “예멘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들을 통해 억류 미국인들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후티 반군과 직접적인 협상 창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에 도피한 예멘 정부의 라자흐 바디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요구에 따라 오만에서 미국 대표단과 후티의 논의가 열리고 있다”며 “후티 대표단이 며칠 전 미국 항공편으로 오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주도의 수니파 아랍국가가 후티를 공습한 3월 26일 이후 후티가 협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번 대화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만을 방문한 직후 열렸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예멘 사태 해결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당시 자리프 장관은 이란 국영방송에 “오만 정부와 예멘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휴전, 예멘 정파간 대화 개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반군 후티와 우호적인 관계로, 사우디와 미국은 이란을 후티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오만은 다른 걸프지역 국가와 달리 이번 사우디 주도의 공습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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