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국회법 개정안, 국정마비·정부 무기력화" 거부권 강력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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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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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석비서관회의… "위헌논란 국회법 개정안 받아들일 수 없다"'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시행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정은 결과적으로 마비상태가 되고 정부는 무기력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이번 공무원연금법안 처리 과정에서 공무원연금과 관계없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문제를 연계시켜서 위헌 논란을 가져오는 국회법까지 개정했는데 이것은 정부의 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있어서 걱정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국회법 개정안이 정부의 행정입법권을 침해하는 위헌소지가 있는 만큼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향후 여야가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논란을 해소하지 않은 채 해당 법안을 정부에 그대로 이송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가뜩이나 국회에 상정된 각종 민생 법안조차 정치적 사유로 통과되지 않아 경제살리기에 발목이 잡혀 있고 국가와 미래세대를 위한 공무원연금개혁 조차 전혀 관련도 없는 각종 사안들과 연계시켜 모든 것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정치 현실"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서 정부의 시행령까지 국회가 번번히 수정을 요구하게 되면 정부의 정책추진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그리고 우리 경제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과거 국회에서도 이번 개정안과 동일한 내용의 국회법 개정에 대해 위헌소지가 높다는 이유로 통과하지 않은 전례가 있는데 이것은 국회 스스로가 이번 개정안이 위헌일 소지가 높다는 점을 인식하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회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여야가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국민 앞에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공허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대통령인 저나 국민들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정부나 국회는 국민이 지지해주고 국가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위한 정치할 때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든든한 국민의 버팀목이 되고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을 때 국가 위상도 높아지고 국회도 존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가 서로 존중하고 순항할 때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북한이 내부 숙청으로 공포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고 핵개발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런 때일 수록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개혁법안 처리와 관련, "국민 눈높이에 비춰볼 때 미흡한 점은 있지만, 국가재정과 미래세대 부담을 덜어주는 개혁 성과를 감안할 때 이제라도 통과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뒤 "시행령 마련 등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앞으로 청년일자리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비롯한 나머지 개혁과제도 속도감있게 진행주기를 바라고, 이번에도 통과되지 못한 청년일자리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6월국회에서는 통과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 "내년 예산은 우리 모두 각별한 각오로 편성해야 할 것"이라면서 "재정 개혁의 시작은 각 부처로 각 부처가 예산 요구단계부터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관행적, 낭비적 요인을 책임지고 발굴해서 과감하게 줄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지적된 특수활동비의 개인적 사용이라든가 연구개발(R&D) 예산 유용 등은 사회 지도층의 부패 불감증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면서 "이번 예산 편성시에는 이런 '묻지마 예산', '눈먼 돈' 관행이 반드시 근절되도록 각 부처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재정 누수, 예산 낭비는 재정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도덕적 해이를 야기시키는 해악"이라면서 "재정 당국도 각 부처 예산 심의시 세금이 한 푼도 낭비되지 않도록 제로베이스에서 재정사업을 심의해주고 국민 입장에서 이건 제외시켜야하겠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세출 구조조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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