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세월호 유가족의 시위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광화문 농성장에 설치된 보수단체의 천막이 9개월만에 철거됐다.
1일 오전 6시께 종로구 직원 18명과 경찰 45명이 투입돼,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 있던 보수성향 단체 태극기기념사업회 등의 농성 천막 4개 동을 강제 철거했다.
이곳에는 당초 천막 5개 동이 있었지만, 보수단체 측은 1개 동을 이미 지난 29일 오후 10시께 자진 철거했다.
이날 농성장에 있던 보수단체 회원 2명은 개인 물건이라며 항의했지만 철거 작업은 1시간 30분여만인 오전 7시 30분께 마무리됐다.
종로구청 측은 "천막은 집회신고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민원이 자주들어온다"라며 "단속반의 구두 통보에 이어 5월 22일 정식 공문을 발송해 철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까지 철거를 해야된다.
보수단체 측은 "경찰이 구청의 철거 작업을 방관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경찰은 이날 철거에 저항하다 석유를 뿌리며 불을 붙이려 한 혐의로 보수단체 회원 대표 박모(49)씨를 종로서로 연행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당시 수집한 영상을 분석, 박씨에게 방화미수 또는 방화예비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보수단체 측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광화문광장 농성장 철거를 주장하며 건너편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270여일간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