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우리나라 수출경기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기회복 지연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주요 FTA 교역국과의 교역규모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이에 따른 경제 정책 보완이 절실한 상황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423억9200만 달러로 전년동월보다 10.9% 감소했다. 수입은 15.3% 감소한 360억7200만 달러다.
무역수지는 63억2000만 달러인 흑자이나 내수침체 등 수입 감소에 따른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가 40개월째를 이어가고 있다. 흑자 규모도 지난달 84억9000만 달러보다 21억 달러 이상 급락하는 등 주력지역의 수출 감소가 뚜렷하다.
주력국가의 수출감소율을 보면 중국은 -3.3%, 미국 -7.1%, EU -9.0%, 일본 -13.2%, 아세안 -16.7%, 중남미 -2.7%, 중동 -12.9%, CIS -71.4% 등의 순이다. 한국의 수출 부진은 선진국의 수입 수요 위축 외에도 중간재 무역의 둔화와 중국과의 수출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수출 돌파구로 삼고 있는 신흥시장 진출에 앞서 일부 선진국 시장의 시장점유율 둔화가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수출경쟁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여 왔지만 전망이 어둡다.
FTA 교역국 중 2년 연속 대EU 수출증가율은 2%대를 머물러오다, 올해 들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부진세다.
지난 5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한-EU, 한미 FTA의 성과 비교'를 보면 주요 수출지역 중 EU 지역은 FTA 체결에도 불구하고 대EU 수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한-EU FTA 발효 이전인 2005년 12.0%에 달한 수출 비중은 지난해 9.0%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수출부진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기여도 역시 하락하는 등 국내 경제 회복에 ‘빨간불’을 예고하고 있다.
산업부가 공개한 ‘수출입동향 EU수출실적’에서도 그나마 9.0%이던 수출 비중이 -17.1%(1월~5월 현재)로 추락하는 등 중국과 일본 경쟁력에 밀리고 있다.
아울러 EU의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위축 및 유로화 약세 등의 요인도 작용하는 만큼 정부의 FTA 활용도 제고 및 FTA 지원대책 강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고 중간재 수출 등 가공무역에 편중돼 있어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가공무역 축소 등 구조변화에 대응할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본부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FTA를 통한 수출경쟁력과 시장점유율 개선세가 더욱 빨라지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한다”며 “대일 경쟁력이 약화된 철강제품·기계류·자동차·정밀기기 품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제품경쟁력을 제고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IT 산업의 수출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이 중국에 비해 크게 부진한 만큼 IT 수출 확대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중국의 기술발전 방향과 제품군 등을 면밀하게 분석·파악하고 중국과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 개발 전략을 새롭게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최근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마케팅 지원 중심의 단기수출활성화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관련 연구기관과 함께 수출동향과 구조변화를 심층 분석해 종합대책을 6월중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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