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우려가 높다. 그러나 해외 논문을 보면 14세 이하 어린이가 메르스에 걸리는 경우는 다른 연령대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연구진이 지난해 국제일반의학저널(IJGM)에 발표한 '사우디 발생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역학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5월 사우디의 메르스 환자 425명 중 14세 이하 환자는 13명으로 전체의 3%였다.
이는 연령별 인구 분포 차이가 통계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정한 수치다.
15∼29세는 15%(64명), 30∼44세는 24.9%(106명), 45∼59세는 25.2%(107명), 60세 이상 환자는 31.7%(135명)로 나이가 많을수록 메르스에 걸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낮은 환자는 치사율도 평균보다 낮았다. 이 논문을 보면 전체 메르스 환자의 치사율은 39%로 나타났다.
그러나 0∼14세에서는 전체 환자의 18%, 15∼29세는 18.5%가 사망한 것으로 조사돼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30∼44세는 8.5%의 치사율로 전체 연령 그룹 중 가장 낮은 치사율을 보였다.
반면 45∼59세의 치사율은 55%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이 45%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이 결과만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메르스 위험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조성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여성보다 자동차를 자주 이용하는 남성이 교통사고를 더 자주 일으키듯이, 14세 이하 어린이들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덜 노출돼서 이런 결과를 나타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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