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시가렛 효과'와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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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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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다. 금연에 시도했다가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 가격 인상으로 금연을 유도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취지는 좋지만 괜히 애연가들의 주머니 사정만 어렵게 만드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실 담뱃값이 2500원하던 시절, 담배만큼 저렴하게 기분전환할 수 있는 것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에 반해 80%라는 파격적인 가격 인상으로 정부와 편의점은 미소를 짓고 있다. 담뱃값 4500원 가운데 73.7%인 3320원이 세금이다. 담배에 붙은 세금은 휘발류나 소주, 맥주보다 많다.

하루에 한 갑씩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1년간 부담하는 세금은 120만원 정도로 9억원짜리 주택을 소유하면서 매년 부담하는 재산세와 맞먹는 셈이다. 올 1~4월 동안 담배 판매로 걷힌 세금이 2조6000억으로 전년보다 6100억이 증가했으니 앞으론 흡연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기 보다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야할 것 같다.

금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편의점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지난 4월 백화점이나 할인 매장의 매출이 정체한 반면 편의점 매출만 28.4% 증가한 것도 전체 매출에서 담배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우는 애연가라면 20년 동안 약 5500만원(5%수익 가정)의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30년이면 1억1000만원이 날라간다. 이쯤 되면 남 좋은 일만 하지 말고 다시 한번 금연에 도전해 봐야 한다.

비싼 커피값을 줄여 목돈을 만드는 '라떼 효과'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시가렛 효과'다. 1년 365일 24시간 구매해서 피울 수 있고 중독성까지 있으니 한번 끊기만 하면 대박이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나가는 고정지출을 줄여야 티끌 모아 태산이 되고 푼돈을 목돈으로 만들 수 있는데 담배야 말로 제격인 셈이다.

물론 이런 사실을 잘 알아도 실천이 되지 않는 것이 금연이다. 담배는 커피보다 훨씬 중독성이 강하고 오랜 기간 온갖 고민과 걱정 근심을 담배연기와 함께 하늘로 내뿜어온 습관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 좋은 일만 계속할 수는 없다.

금연이 어렵다면 라이프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편의점 주식이라도 사보는 것이 좋다. 담배로 인한 매출증가 뿐만 아니라 1~2인가구의 증가와 고령화에 맞춰 복합생활 서비스 공간으로 변신하며 라이프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편의점 주식의 주주로 미래 이익을 향유한다면 금연엔 실패해도 투자에 성공해 시가렛 효과 정도는 충분히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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