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의원들은 외출이 허락되지 않아 '셀프 연금'으로 불린 다소 통제된 환경에서 4.29 재보선 평가 토론회와 배밭 농사체험, 산행 등 극기훈련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110여명의 의원들은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이르는 무더위 속에 티셔츠, 면바지 등 간단한 활동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단결과 변화, 민생총력 국회'를 주제로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은 배밭에서 농사체험 중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사진=김혜란 기자]
문재인 대표는 이날 워크숍 입교식에서 "셀프 연금 수준의 불편한 워크숍에 많이 참여해 주셨다"며 "이런 마음들이 모여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사회운동을 할 때 '엠티(멤버십 트레이닝)'가 생각난다. 밤새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토론하곤 했다"면서 "할 말은 다하고 나갈 때 일치된 모습을 보이자"고 당부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워크숍으로 민생입법의 기반을 마련해 묶여있는 몸을 해방시키고 자유롭게 새로운 비전으로 나가자"면서 각오를 밝혔다.
김평일 가나안 농군학교 교장은 "이렇게 지각을 하면 공부할 시간이 있겠나"라면서 "여러분이 잘못하면 제가 '나팔'을 불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의원들은 배밭 농사체험을 시작하기 전 서로 "당신 덕에 행복합니다"라고 덕담을 건네며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에 나섰지만, 이내 폭염으로 인해 힘에 부친 표정의 의원들이 속속 눈에 띄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단결과 변화, 민생총력 국회'를 주제로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은 배 밭에서 농사체험 중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사진=김혜란 기자]
일부 의원들은 작업 중에 최근 김상곤 혁신위원장 임명 후 당내에서 인적쇄신이 화두로 떠오른 것을 언급하며 "열매 솎아내기가 공천 물갈이를 암시하는 것", "첫 프로그램으로 '솎아내기'를 택한 이유가 뭐냐" 등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과감하게 솎아내야 나중에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걸 가슴에 새겨야 한다. 남겨둔다고 다 잘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나름의 이유로 이번 워크숍에 불참했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감염자 발생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면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이날 오후 5시께 국회로 되돌아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의원들은 낮동안 함께 땀을 흘리며 단합을 다짐했지만 이날 저녁식사 후가 본격적으로 그동안 담아왔던 말을 토해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일 메인 프로그램은 (내일 있을) 원탁토론"이라며 "아무런 제한없어요. (의원들이) 하고 싶은 말 다. 할 말 다하고, 치열하게 토론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오후 7시부터 의원들은 외부 조사업체 4곳으로부터 4·29 재보선 결과분석 및 평가에 대한 보고를 듣는다.
또한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이 '외부시각을 통한 4·29 재보선 평가'라는 제목의 발표를 진행한다. 그간 선거평가 보고서들이 당내 계파간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했던 만큼, 이번에도 긴장감이 조성될 전망이다.
여기에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현장을 찾아 '혁신기구 운영 및 향후 로드맵'을 발표한다. 만약 김 위원장이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나 '호남 물갈이' 등을 거론한다면 분위기도 급격히 냉랭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의원들은 다음날 오전 산행과 총선전략 간담회, 비공개 원탁토론 등의 일정을 마치고 여의도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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