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최근 5선 연임에 성공한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이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AFP 통신은 블래터 회장이 2일 (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 사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블래터 회장은 회견에서 "회장 연임이 세계 모든 축구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FIFA는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치러진 FIFA 총회에서 부패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5선 연임에 성공했다. 블래터 회장은 65회 FIFA 총회 1차 투표에서 과반수 표를 얻어 2차 투표를 앞뒀지만 빈 알 후세인 FIFA 부회장이 후보를 사퇴해 당선됐다.
1998년부터 FIFA 회장을 역임해 온 그는 선거를 앞두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FIFA 전·현직 간부와 스포츠 마케팅 회사 임원 등을 뇌물수수 및 돈세탁 혐의로 체포하면서 곤경에 처했다.
이 과정에서 FIFA는 2018, 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나온 뇌물 스캔들뿐만 아니라 마케팅, 중계권 협상 과정에서도 총체적인 비리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블래터 회장은 선거 연기와 사임 압박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강행했다. 블래터 회장은 회견에서 사퇴 이유를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FBI의 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블래터 회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UEFA) 회장은 “어려운 결정이지만 용기있고 올바른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플라티니 회장은 최근 “블래터 회장이 연임하면 UEFA와 FIFA의 관계를 심각히 고려하겠다”면서 2018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블래터 회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블래터 회장이 물러나면 플라티니 회장이 후세인 부회장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임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FIFA는 올해 12월과 내년 3월 사이에 특별 총회를 열어 블래터 회장의 후임자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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