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이 초기 단계부터 정책 설계에 참여하는 '국민참여 정책입안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와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가 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한 조병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시민 호응이 떨어지면서 정책 실효성 또한 낮아지는 등 정부 신뢰가 하락하는 추세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판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국민의 실질적 욕구(needs)를 파악하고 정책결정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시민 대화' 등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국민참여 정책입안시스템을 제도화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해야 한다"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국민점검반 활동을 상시화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민점검반은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 과정에서 국민과 현장 목소리 반영하려고 KDI, 대한상공회의소 등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한 조직이다.'
세미나에서는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정부의 역할 변화와 새로운 기업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종일 동국대 교수는 정부의 역할 변화에 대해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는 경제 및 산업구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것으로 이에 대한 시스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정부가 시장의 조성·분석·감시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산업정책의 유효성을 시장성 기준에서 검토하고 경쟁원리 적용이 가능한 비(非)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시장성 검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해 "일관성 있게 통합되지 못하고 관계부처 간, 중앙-지방 정부 간 기능 분담 체계도 확립되지 않았다"면서 "기업정책 총괄 부처를 설정해 조율과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또 "기업 관련 핵심 규제개혁을 상시화하고 기업 규모별 정책수립이 필요하다"며 "소기업·자영업은 자생력 회복에, 중소기업은 경제력 제고에, 대기업은 자율성 강화 및 경쟁 촉진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중견→대기업의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고 기업투자 촉진, 중소·중견기업의 세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속 가능한 보편성장 경제'를 강조하면서 경제시스템 재정비를 강조하고 있다.
주형환 기재부 차관은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거쳐 선진국형 구조로 도약하려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기업 관련 정책을 체계적으로 개선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경쟁력을 갖춘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가 정신을 높이며,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 차관은 "정부와 시장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 경제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중장기전략위원회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제·사회 구조 개혁에 필요한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제1기 위원회는 지난 2012년 말 '대한민국 중장기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간하고 가동을 종료했다.
지난해 11월에 출범한 현재의 2기 위원회는 주요 경제 분야에 대한 문제 인식과 정책 방향, 실행 전략 등을 논의해 올해 말 '중장기 경제발전전략'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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