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은 헌법질서에 어긋나는 법안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3일 오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토파즈룸에서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 경제회복의 또 다른 걸림돌’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인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의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을 지원하고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안이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은 자유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에도 어긋나며, 각종 경제적 폐해가 우려된다”며,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도 축사를 통해 “경제가 나빠지다 보면 변칙과 변형이 나오고 이를 새로운 길인양 이야기하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라며 “이러한 인식에 편승하다가 보면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데 이 법안이 그런 사례가 아닌가 한다”며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사실 이 법은 사회단체에 해당하는 조직이 경제영역에서 다른 경제주체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서 활동하게 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들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정부가 개입해달라는데 불공정한 궤적은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비효율적인 조직 때문에 생긴 재정부담이 나오면 이를 어찌 해결할 건지 부작용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발표자로 나선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의 잠재적 폐해는 기존 사회적 기업 지원정책 사례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며 “현재 사회적기업의 경우 자생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은 그 이유로 일자리 지원정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점을 꼽았다. 현재도 정부는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라 사회적 기업의 초기 사업비용 부담을 줄이고 취약계층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3년간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윤 연구위원은 2012년 11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조사 발표한 ‘사회적기업 실태 조사 연구보고서’를 인용, 2007년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의 경우, 인건비 지원을 받은 2008년과 2009년의 평균 근로자수는 각각 59.1명, 77명으로 나타지만 지원이 종료된 이후 기간인 2010년과 2011년의 평균 근로자수는 각각 53.2명, 54.3명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2011년을 기준으로 613개 사회적 기업 중 85.9%가 영업이익이 적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윤 연구위원은 “기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며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이 제정될 경우 이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발의된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은 구체적인 실행방법까지 규정하고 있어 일반적인 기본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이 제정될 경우 사회적 경제만이 윤리적이고 착한 경제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고 나아가 사회적 경제가 자유시장경제보다 우월하다는 편견을 양산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윤리적 소비를 국민의 의무로 요구하는 조항이 소비자의 주권을 훼손시키고 소비자의 선택할 권리를 침해할 것이란 설명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