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주 의무배당 완화…"성장 페달 밟겠다"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상장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가 연이은 상장 폐지로 고사위기에 내몰리기도 했으나, 배당 의무비율 완화로 숨통을 트이게 됐다. 

리츠사의 배당 의무비율이 기존 90%에서 50%로 40%포인트 낮아짐에 따라 적립금을 쌓아 더 큰 규모의 투자가 처음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국토교통위원회가 상정한 '부동산투자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29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원안대로 가결됐다. 

개정안에 따르며 자기관리리츠의 의무배당 기준이 50%로 낮아지게 되고, 이익배당에 대해서도 금전배당 이외의 주식배당도 가능해진다. 

상장 리츠사 입장에서는 의무배당한도가 줄게 되면서 유보된 이익을 재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이는 고사설이 불거진 리츠주의 영속성 및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자기관리리츠의 경우 2001년에 도입돼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상장사는 3곳에 불과하다. 케이탑리츠와 광희리츠, 이코리아리츠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이코리아리츠는 매출 감소로 1년 넘게 거래가 정지돼 있다.

상장 리츠는 총 5개 뿐이다. 상장 리츠의 전체 자산규모도 20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일본의 상장 리츠수는 45개, 자산규모도 100조원에 육박한다. 미국도 187개, 860조원에 이른다. 

정부의 규제완화에 이어 모두투어리츠가 올해 안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활기를 불어줄 전망이다. 상장 리츠업계 1위 케이탑리츠도 유보금을 늘려 더 큰 규모의 자산을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주가도 70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케이탑리츠는 0.17%(10원) 하락한 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에는 캐피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송명곤 씨를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송명곤 케이탑리츠 부사장은 "그간 매력적인 투자물건이 나와도 배당의무비율이 높아 재투자 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했으나 향후 이러한 문제가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한국 리츠 규모가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에 비해서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규제 완화를 통해 리츠주 살리기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