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지휘자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명훈 지휘자의 가족이 매니저용 항공권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정명훈 지휘자가 실제 탑승하지도 않은 항공표를 이용해 항공료를 청구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 지휘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들에 의해 고발당하고 온갖 명예훼손까지 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정 지휘자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제기와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지휘자는 지난해 말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의 직원 성희롱·막말 논란 와중에 불거진 비리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예술감독인 정 지휘자의 연봉과 처우 등을 문제 삼으면서 정 지휘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월 감사관에 특별조사를 의뢰해 정 지휘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서울시는 △지인 채용 △매니저 항공권 가족 사용 △고액 연봉 개선의 필요 △2014년 12월 빈 국립오페라 공연으로 국내 시향 공연일정 3건 변경 △출연료를 자신의 법인에 기부하고 본인이 사업자경비로 부적절하게 공제(손비처리)받은 것 등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서울시향 운영개선에 반영토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평은 2009년 9월 께 정 지휘자의 가족들이 매니저용 항공권을 사용했다는 것과 관련, "정 지휘자의 가족들이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출입국했고 가족들은 계약에 따라 매니저에게 지금하기로 돼 있는 항공료를 지급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매니저 역할을 담당했던 정 지휘자의 친형이 건강상의 이유로 동행하지 못했기에 다른 가족들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지평은 "매니저 역할을 한 가족이 매니저용 항공료를 지금 받은 것은 부당한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정 지휘자가 항공권 전자티켓을 이용해 항공료를 지급받고 이후 전자티켓을 취소했다는 의혹과 관련 지평은 "당시 '파리-인천 왕복항공권'에 대한 항공요금을 서울시향에 청구했다 갑작스런 스케줄 변경으로 하루일정을 앞당겨 다른 항공기를 타고 입국한 사실이 있다"며 "전자티켓 취소 전 항공료를 청구해 오해가 생긴것으로, 급하게 일정을 변경하면서 비행기표를 바꿨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지평 관계자는 "정 지휘자에 대한 의혹 제기는 실체가 없다. '타락한 인간의 전형적 모습'이라거나, '족벌들이 서울시 예산 도적질'을 했다는 도를 넘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와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종로경찰서 앞에서는 박원순시장시정농단진상조사시민연대는 '정명훈 부패비리 철저한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정명훈 예술감독의 황제계약에 의해 빚어진 지난 10여 년 간의 제반 의혹들에 대해 서울시는 면피성 감사를 진행했다"며 "그나마 밝혀진 두세 가지 횡령혐의 조차 그 진위여부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경찰서는 자료 몇 가지만 확인하면 드러날 항공료 횡령 혐의에 대해 석 달이 지나도록 수사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어 그 수사의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며 "이제라도 적극적이고 철저한 수사에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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