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비상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는 11일부터 11일간 일정으로 예정됐던 유럽 순방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의 A대형병원 의사가 공공장소에서 1500여 명과 직·간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공포가 서울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서울시는 전날 박원순 시장이 긴급 기자브리핑을 자청해 메르프 방역에 서울이 뚫렸음을 시인, 비상시국임을 선포하고 자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역사회가 초비상에 걸리자 박원순 시장은 당장 11일 유럽행 비행기를 타려던 일정을 백지화시켰다. 출장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서 내린 결단이다.
당초 박 시장은 이달 11일부터 21일까지 9박11일 동안 독일 프랑크푸르트, 이스라엘 텔아비브, 터키 이스탄불, 영국 런던 등 4개국을 돌 예정이었다. 해외 현지의 도시와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국내 기업의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는 등 순방이 확정된 상태였다.
이번 순방에는 서울시 출입기자 10개여 사가 사전 동행취재를 신청했다. 하지만 순방 도시 가운데 중동 국가 또는 중동 인접 도시가 포함돼 대내외적으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메르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해외 도시에서 좋지 않은 이미지로 여겨질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우호 관계를 고려했을 때 잠정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듯 싶다.
서울시 관계자는 "메르스 공포가 서울에 상륙하면서 시민들이 패닉에 빠졌는데, 시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다는 건 상식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제외교 관례 또는 국내의 불안심리를 감안했을 때에도 현 위치에서 업무 총괄을 진행하는 게 옳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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