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 프로로 전향한 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타이거 우즈. 그가 올시즌 기록한 80타대와 60타대 스코어 횟수는 두 차례씩으로 같다. [사진=USA투데이 홈페이지]
“골프는 뜻대로 되지 않는 묘한 스포츠다. 나흘동안 같은 코스에서 치는 데도 볼은 매일 똑같은 자리에 가지 않는다. 같은 조건인데도 어떤 때에는 잘 되고, 어떤 때에는 안되는 것이 골프다.”
약 2주전 한국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에 출전했던 최경주(SK텔레콤)의 말이다.
“골프는 외로운 스포츠다. 매니저나 코치가 ‘이래라 저래라’할 수 없고 골퍼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그것이 골프라는 게임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이고,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다. 잘 될 때에는 아무도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못한다. 안될 때 역시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골프는 가장 터프한 스포츠 중 하나다.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우즈가 세계 골프계에서 화제다. 그는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GC(파72)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출전했다. 잭 니클로스(미국)가 주최하는 데다 그가 다섯 번이나 우승한 대회이기 때문에 3주 공백을 딛고 선뜻 대회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턱걸이로 커트라인을 통과하더니 3라운드에서는 생애 최악 스코어인 13오버파 85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8일(한국시간) 열린 4라운드에서 그는 맨 첫 조로 생애 처음 혼자 플레이하는 수모도 겪었다. 빨간 셔츠를 입고나오고 잔디를 뜯어 바람을 체크하는 모습이 평상시와 다름없어 보였으나, 캐디가 벙커를 정리하는 동안 그는 스스로 깃대를 뽑기도 했다.
우즈는 이날 버디 5개를 잡았으나 보기 3개와 더블보기 2개를 쏟아내며 2오버파를 쳤다. 4라운드합계 14오버파 302타(73·70·85·74)로 커트를 통과한 71명 가운데 최하위다.
302타는 그의 72홀 스코어로는 역대 최악이다. 그는 올들어 출전한 투어 네 대회(총 14라운드)에서 80타대 스코어를 두 번이나 냈다. 지난 1월말 피닉스오픈 2라운드에서 82타를 쳤었다. 그는 올시즌 60타대 스코어도 마스터스 2,3라운드에서 두 차례(69타, 68타) 기록했을 뿐이다.
우즈는 1996년 프로로 전향한 후 스윙 코치를 네 명이나 교체했다. 부치 하먼, 행크 해니, 션 폴리, 그리고 지금의 크리스 코모가 그들이다. 그 과정에서 스윙도 다섯 차례나 바꿨다. 일부에서는 “우즈가 예전 스윙과 새 스윙 사이에서 아직 갈 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즈의 세계랭킹은 이번주 181위까지 떨어졌다. 그의 ‘라이벌’로 인식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조던 스피스(미국)가 잘 나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즈 자신으로서는 당장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즌 둘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 걱정일 터이고, 아시아팬들 입장에서는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우즈가 출전하지 못하지 않을까 염려한다.
우즈는 지난 4월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에도 출전여부를 밝히지 않다가 대회가 임박해서 출전하겠다고 했다. 오거스타내셔널GC를 비롯해 많은 골프계 인사들이 당시 그가 출전하지 않을까봐 노심초사했었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공동 17위를 했다.
우즈는 올해 US오픈 개최지인 워싱턴주 챔버스베이에 미리 가서 두 차례 연습라운드를 했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체면이 깎였지만, 그가 세 차례 우승한 US오픈에 불참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2008년 US오픈에서 메이저대회 통산 14승을 기록한 후 7년째 메이저대회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는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공동 1위를 이룬 후 연장끝에 첫 승을 올렸다. 스피스는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3위, 지난해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5위, 재미교포 케빈 나(타이틀리스트)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13위를 각각 기록했다.
◆타이거 우즈의 미국PGA투어 80타대 기록
※자료:골프위크, 1994년은 아마추어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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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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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타 2015메모리얼 토너먼트 3R
82타 2015피닉스오픈 2R
81타 2002브리티시오픈 3R
80타 1994네슬레 인비테이셔널 1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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