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과 전북지역에 분포된 공공 및 특별지방행정기관 비율이다. 호남권을 관리하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무려 87.5%가 광주·전남지역에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북지역 한 법조계 인사는 “갈수록 변호사 수임률이 현격히 떨어져 전북지역 대다수 변호사 사무실이 개점휴업 상태”라며 “이 같은 원인으로는 전북도내 금융, 행정 등 공공(성)기관의 광주·전남 이전·편중도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호남권 공공기관의 도에 넘친 광주·전남 편중에 관한 얘기는 오래 전부터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호남에서 쓸 만한 기관은 대부분 광주·전남에 자리 잡고 있다. 그나마 전북에 있던 규모 있는 기관마저 하나 둘 광주·전남으로 빠져나간 지 오래다.
공기업(5개)으로 대한석탄공사 호남사무소(김제), 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인력개발원(익산), 준 정부기관으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호남지부(전주), 국립공원연구원(남원), 기타 공공기관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북분원(완주)이 있다.
특별지방행정기관(3개)으로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익산), 서부지방산림청(남원), 국립군산검역소(군산)가 있다.
이중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외에는 비중이나 무게감이 크게 떨어지는 기관임을 알 수 있다.
반면, 호남권을 관장하는 정부 산하 실속 있는 기관은 대부분 광주·전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마사회, 한국감정원,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근로복지공단, 신용보증기금, 한국정책금융공사, 국세청, 공정거래사무소, 한국석유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대표적인 예다.
‘약육강식’이라는 자본시장 논리에 따라 민간기관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가에서 관장하는 공공(성)기관만큼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적절한 안배가 필요한 게 당연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전북도의 광주·전남 예속’이라는 말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며 있다. 전북인들 사이에는 광주·전남에 대한 극심한 상대적 박탈감과 하께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것이 깊게 배어 있다.
심지어는 ‘영·호남 차별’보다 더 심한 것이 호남권 내 ‘전북과 광주·전남 간 차별’이라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돌고 있다. 괜하게 ‘집안싸움(?)’으로 내비쳐지거나 ‘소지역이기주의’ 등이 운운될까봐 전북인들은 속 시원하게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에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전북청과 전남청으로 분리해 재배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또 다시 전북도민들을 허탈감에 빠트리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지방국토관리청 재배치 방안을 요청했고, 국토부 역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지방국토관리청 조직 및 기능발전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전북·전남 분리 배치는 기정사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전북을 대표하는 공공기관으로 그나마 존재감이 있는 기관인데 그것마저 전북은 반쪽만 유지하게 될 상황에 처해 있다.
전북도의회 한완수 의원(임실)은 “지금까지의 선례로 미루어 봤을 때 분리배치 방안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전북지역발전사를 한 걸음 더 후퇴시키려는 비상식적인 처사이며, 명운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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