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률 2%대 추락 현실화…추경·금리인하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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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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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유통업계 메르스 영향권…정부, 피해 업종 지원 검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6월 첫 번째 주말 서울 명동이 평소와 달리 많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내수마저 위축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외 기관과 정부는 올해 한국경제성장률을 3%대 초반으로 내다봤지만 사실상 메르스 사태로 2%대로 주저 앉을 것이라는 게 기정사실화 됐다. 

이에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를 동시에 진행 '패키지 부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 2%대 현실화

메르스 사태로 올 경제성장률이 2%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하향조정하면서 전례 없이 몇가지 단서를 달아 사실상 2%대 성장을 내다봤다.

KDI는 당시 4대 구조개혁의 성공, 기준금리의 1∼2차례 추가 인하, 세수결손 미발생 등의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3.0%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구조개혁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고 세수결손도 지난해보다 규모는 줄겠지만 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각각 3.0%와 3.1%다. 전망의 전제 조건 중 하나만 악화돼도 전망치는 2%대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OECD 수정 전망치는 지난 3일, 한은의 수정 전망치는 4월에 나왔다. 메르스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메르스 여파로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관광·유통업계 메르스 영향권…정부, 피해 업종 지원 검토

현재까지 메르스 사태로 경제 전체가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관광·여행업계와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 매장 등 유통업계는 메르스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메르스로 피해를 본 업종에 대한 지원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주부터 메르스에 따른 경제 여파를 점검하는 주체를 개별 부처가 아닌 관계 부처 합동 점검반으로 격상했다.

점검반은 소비, 서비스업, 지역경제, 대외부문 등 각 부처 국장급으로 구성된 4개 반으로 구성했고 메르스로 인한 소비, 관광·여행·숙박·공연·유통 등 서비스업, 지역경제, 외국인투자 등 대외부문 영향에 대해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점검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피해 업종 및 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월호 당시 발표했던 지원책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추경·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 필수

메르스가 확산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커 경기 부양을 위해 추경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 '패키지 부양'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오는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75%로 낮춘 한은은 아직은 추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경기 충격이 지표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선 엔화 약세가 가속화한 가운데 메르스 확산이라는 돌발 악재까지 나타나자 이번 달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의견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 역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추경 편성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현 단계에서 이것만(메르스)을 위해 추경을 하겠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처럼 경제 심리 위축과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 추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졌다.

현재 상당수 기관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대에 턱걸이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메르스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수 있는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수출이 부진한데 메르스 확산까지 덮친 상황에서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펴지 않으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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