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BC 뉴스 화면 캠처 ]
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 (SAT) 을 중국 등 외국에서 응시한 학생들에 대한 성적 발표 연기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 학생들의 SAT 시험 부정행위가 그 원인으로, 미국 내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가 확산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SAT 주관사 ‘칼리지보드’가 이번 학년도 아시아에서 치러진 SAT 중 일부에 대해 최종점수 발표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 5월 베이징경서국제학교(WAB) 등 중국의 주요 국제학교 두 곳에서 SAT 시험을 본 모든 학생들의 최종점수 발표가 연기됐다.
이 신문은 독립 교육컨설턴트인 해밀턴 그렉의 말을 인용, 지난 20년간 이렇게 많은 학생들의 점수발표가 연기되거나 부정행위 주장이 속출했던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칼리지보드는 학생들에게 보낸 점수발표 연기 통지지서에서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된 상황인 만큼 정확한 점수를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대상 학생들은 최대 5주 정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에서 SAT 부정행위는 이미 수년전부터 나온 것으로 칼리지보드는 지난 2013년 5월 한국에서 사전 문제 유출을 이유로 시험을 취소시킨 바 있다.
미국에서는 2011년 롱아일랜드 지역 고교생들이 연루된 대리시험 스캔들이 발생한 뒤 전국적으로 SAT 보안이 강화됐다. 당시 학생들은 최대 3,600달러를 지불하고 대리시험을 의뢰한 혐의를 받았다.
칼리지보드와 ETS가 보안을 강화함에 따라 부정행위 수법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 주로 사용되던 대리시험은 응시자 본인 확인 절차가 강화되면서 어려워졌다.
시차를 악용해 시험문제를 암기한 후 인터넷에 올리거나 하는 식으로 타지역 학생들에게 문제와 정답을 유출하는 사례도 있다. 중국 입시학원들은 자사 직원들이 중국보다 5시간 빠른 뉴질랜드에서 SAT를 본 후 정답을 공유할 수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광고를 하기도 한다.
비영리 공공 교육 재단 페어테스트(FairTest)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SAT 준비 기관들은 불법으로 시험문제 사본을 입수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거나 칼리지콘피덴셜닷컴(collegeconfidential.com) 같은 채팅 사이트에서 기출 문제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시아 학생들의 SAT 부정행위 문제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학생 전체에 대한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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