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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수입 과일 중 여름 대표주자로 여겨지던 바나나가 대형마트에서 체리에게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가 지난 5월 수입과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체리’가 수입과일 절대 강자였던 바나나를 제치고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다고 9일 밝혔다.
체리가 5월 수입과일 중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은 롯데마트 창사 이래 처음이다.
체리는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전체 수입과일 중 2011년 6위, 2013년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기존 1위였던 바나나보다 1.2배 가량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올해 드디어 1위에 입성했다.
롯데마트에서 5월 체리 매출은 최근 5년동안 판매 규모가 10배 넘게 커졌고, 수입과일 중 매출 비중 역시 2011년 4.1%에서 2015년 28.2%로 7배 가까이 크게 증가했다.
품목별 매출 신장률에서도 ‘바나나’가 전년 대비 4.5% 소폭 신장에 그쳤고, ‘수입 포도’가 11.9% 감소한 반면, ‘체리’는 69.5%로 고신장했다.
특히 5월 전체 과일 순위를 보면 2012년 처음으로 10위 진입 후 2014년 5위에서 올해는 수박에 이어 2위로 순위가 뛰었다.
게다가 체리는 수입과일 전통 강자인 바나나를 제친 것은 물론, 이맘때 수요가 많은 인기 과일인 참외까지 넘어서며 초여름 과일 시장을 거세게 흔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측은 "체리가 여름 과일 시장을 점령한 데는 한-미 FTA 발효로 수입 관세(24%)가 완전히 철폐됐고, 제철을 맞아 작황 호조로 생산량도 증가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해 ‘체리(5㎏/상)’의 5월 평균 도매가는 7만1474원으로 전년(9만5243원)보다 25% 가량 하락했고, 6월(1~4일 평균) 도매가 역시 5만9963원으로 전년(7만915원)보다 15% 가량 낮게 형성된 상태다.
하지만 참외는 큰 일교차와 고온 현상으로 생육이 부진해 전년 대비 출하량이 20~30% 가량 감소, ‘참외(10㎏/상)’의 5월 평균 도매가는 4만704원으로 전년(3만3731원) 대비 20% 상승했다.
이 같은 가격 동향으로, 5월 참외 매출은 지난해에는 체리보다 34% 높았으나, 올해는 6.5% 낮아지며 체리에 자리를 내줘 여름 대표 과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체리는 크기가 작고 손질할 필요 없이 바로 먹기도 편해, 바캉스나 캠핑 시즌에도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는 5월 미국산 캘리포니아 햇 체리를 시세 대비 20% 저렴하게 판매한 데 이어, 6월 중순부터는 미국산 워싱턴 체리를 저렴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체리가 무관세 효과와 작황 호조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입과일 1위에 오르며 여름 과일시장 판도를 바꿔가고 있다”며, “대중 과일로 자리잡은 만큼 물량을 지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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