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현대엘리베이터 유증 반대…"주주가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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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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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스위스계 승강기업체인 쉰들러홀딩AG사가 9일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반대하고 나섰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21.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4월 29일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총 2645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2011년 이후 다섯번째로 행하는 유증이다.

하지만 쉰들러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은 그 동안 단기간 내 수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소수투자자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킴으로써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유상증자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최근 현금잔고 및 영업이익 예상치는 목적으로 내세운 투자 소요액을 충당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것으로 파악되기에 공시된 유상증자의 목적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4년간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갚는다 해도 현금 사정은 양호할 것이라는 게 쉰들러 측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유증 목적으로 밝힌 '원재료 매입 및 외주비 지급비용 마련', 중국 상하이 현지법인을 위한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 등에 현금이 쓰이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쉰들러는 이어 "이전에 실시한 유상증자 등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되는 자금이 현대상선을 비롯해 현대엘리베이터의 핵심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데 쓰일 가능성도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3년간 배당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4년간 총 4회에 걸쳐 6509억원 상당의 유증을 실시했지만, 회사 자기자본은 2010년 말 6242억8000만원에서 작년 말 3716억원으로 오히려 2500여억원 감소했다.

쉰들러 측은 "4년만에 현대엘리베이터에서 90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증발했고, 이에 더해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마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까지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이 주주의 이익에 반하게 사용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소수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의 그룹 지배권을 유지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파생금융계약을 체결하고, 부실 계열회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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