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마을회관에 점심이 준비됐으니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식사하세요"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바쁜 농사철이 시작됐지만 전남 나주시 남평읍 원촌마을 농민들은 요즘 점심식사 준비를 걱정하지 않는다. 점심시간이 되면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급식도우미가 정성스레 마련한 따끈한 밥과 국을 함께 먹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한데 어울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은 조리사가 마련한 점심을 먹는 '마을 공동급식'이 호평을 받고 있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농번기를 맞아 도내 506개 마을에 공동급식사업 비용 10억1200만원(도비 3억4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마을공동급식은 농번기 동안 20명 이상 단체급식이 가능한 농촌 마을에 조리사를 파견, 점심을 챙기는 농촌복지 사업 중 하나다. 주부가 들녘에서 일하다 중단하고 점심을 준비하는 가사 부담을 줄이게 된 것이다.
전남도는 대상 마을 1곳당 200만원을 지원한다. 마늘, 양파 수확과 벼 모내기 등 농사철 기간 중 15일에서 30일 이내에서 탄력적으로 공동급식을 실시하는 식이다.
이 사업은 2007년 나주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해 농민들의 호응이 높아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전남도내 9개 시·군 253개 마을에서 올해는 두배 가까운 18개 시·군 506개 마을로 확대됐다.
고흥군의 경우 지난해 38곳에서 올해 68개 마을로 늘렸다. 하반기 마늘‧양파 파종과 벼‧유자‧석류‧참다래 수확철에는 102개 마을로 확대하기로 했다. 순천시도 지난 2012년 11개 마을을 시작으로 올해는 총 112개 마을을 사업 대상으로 대폭 확대했다.
도는 2018년까지 1200개 마을로 공동급식을 늘릴 방침이다. 이낙연 지사의 대표적인 공약 사업이기도 하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전남도는 지난해 마을 공동급식 사업 지원 마을 대표자 25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82%가 사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대표자들은 마을 공동급식 효과로 '주민과 유대 강화'(43%), '일손 부담 경감'(30%), '농업 생산성 향상'(26%) 등을 꼽았다. 이웃들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일손 부족현상을 해소할 수 있고 일체감 형성에도 큰 보탬이 됐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고흥군 관계자는 "바쁜 농사철 점심식사에 대한 부담감을 해결해줘 주부들이 더 좋아한다"면서 "농번기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마을 주민들의 건강도 챙기고 농촌 활력을 불어놓고 있는 마을 공동급식 사업이 호응도가 높아짐에 따라 내년에는 군 전체 515개 마을 전역에서 시행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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