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자사주 취득을 통한 지분 참여는 기존 제일모직 주가 방어 및 지분가치 증대를 위한 재무적 투자 성격으로 해석된다.
이미 옛 삼성에버랜드 지분 투자로 1조원을 훌쩍 넘는 지분 차익실현이 가능해진 KCC가 엘리엇과의 공방에서 삼성측의 손을 들어 추가 잭팟을 터트릴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11일 “KCC가 삼성 합병 이슈의 우호지분으로 참여하는 것은 시너지가 가능해 보인다”며 “합병이 무산될 경우 제일모직 지분 가치가 떨어질 수 있지만, 합병이 성사되면 삼성가 지배구조개편 시나리오에 따라 지분가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KCC는 나아가 6743억원을 투자해 삼성물산 지분 5.79%를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물산 주가가 현재 많이 오른 상황에서 거액 투자를 한 것은 기존 KCC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KCC는 합병이 무산되는 것보다 합병 이후 발생할 잠재적 이익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한 듯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현상황에서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후 그동안 제기돼온 여러 가지 삼성가 승계 시나리오 중 삼성전자 분할합병 등을 통해 제일모직 지분가치가 더욱 상승할 수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만으로도 자본시장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합병가결 추진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해 이번 투자가 우호지분 참여임을 시사했다. 재계는 국민연금공단 역시 우호지분으로 판단할 경우 이번 자사주 처분의 강수가 합병 성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CC는 제일모직 지분 투자 이후 삼성그룹에 대한 수주물량이 적어 사업적 시너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KCC의 이번 결정은 자본투자 성격이 짙어 보인다.
삼성은 기관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추가 배당 등 주주 친화정책에 나설 수 있어, 이또한 KCC에는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엘리엇은 이날 "삼성물산이 제일모직 제휴사인 KCC에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불법적 합병과 관련한 불법적 시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이사진 및 KCC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