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메르스 공포, 금통위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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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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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홍성환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화가 11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5%로 전격 인하한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겨우 회복 조짐을 보이던 내수경기가 다시 침체되는 신호가 나타난데 따른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메르스로 인해 서비스업 등의 타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와 실물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리 완화하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메르스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메르스 관련 경제동향과 대응방안’ 자료를 보면 6월 첫째주 백화점 매출액은 5월 1~2주 평균에 비해 25.0% 줄었다. 외부 활동을 줄이면서 카드승인액도 5월 1~2주 평균보다 5.5% 줄었다. 

서비스업도 관광·문화·여가 중심으로 타격이 컸다. 지난달 20일 메르스 환자가 첫 발생한 이후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국 방문을 취소한 여행객 수는 5만4400여명으로 추산됐다. 영화관이나 박물관·놀이공원 등을 찾은 사람 수는 1년 전보다 최대 80%나 줄었다.

특히 이 총재가 '세월호 트라우마'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에서 금리를 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로 2분기 성장률이 0.5%로 고꾸라지는 등 경기 충격이 커졌지만 이 총재는 8월에서야 기준금리를 내려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우리 사회의 지나친 불안감이 비칠 경우 해외투자자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엔저현상이 심화되면서 부진해진 수출은 메르스 사태 이전부터 기준금리 인하의 근거가 됐다.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율은 계속 커지고 있으며 5월 수출은 10.9%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의 -20.9% 이후 거의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당초 이번 2분기에 전분기 대비 1%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녹록치않다. 메르스 여파가 장기화하면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총재는 "다음달에 발표할 올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은 지난 4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분기마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 발표하며 지난 4월에는 올 성장률을 3.4%에서 3.1%로 낮춘 바 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이번 메르스 사태로 직접 타격을 받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이번에 한도를 확대한 금융중개지원대출 지원을 중점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연 0.5∼1%의 저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지난 3월에 한도가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었고, 일부 대출금리도 0.25%포인트 인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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