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의 정부 이송 시한을 이날로 예고하며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은 논란이 된 개정안 내용 가운데 시행령에 대한 수정·변경 '요구'를 '요청'으로, 또 이에 대한 정부의 이행 부분에서 '처리하고 보고한다'는 문구는 '검토해 보고한다'로 사실상 수위를 낮춘 것을 골자로 한다.
여야는 전날까지도 이른바 '정의화 중재안'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합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에 정의화 의장은 정부 이송에 앞서 이날 오전 중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비공개로 만나 중재안 수용 여부를 논의했으며, 여당과도 수시로 전화 접촉 등을 통해 막판까지 중재안이 수용될 수 있도록 조율에 힘썼다.
정 의장의 노력이 통했던 것인지 전날까지만 해도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던 이 원내대표는 이날 정 의장과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의견을 모아보겠다"며 중재안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장께서 저렇게 진정성 있게 하시는 중재 노력에 대해서 저희들은 존중하고 의장이 국회를 지키려고 하는 노력을 잘 협조해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여야 의원 83%가 동의한 안을 청와대가 다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며칠 내 저희도 의견을 모으고 청와대도 뜻이 변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청와대가 개정 국회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하면 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정 의장의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접견 자리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어서 접견 이후 자연스럽게 개정안에 대한 막판 협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최형두 국회 대변인은 "일단 오늘 오후 국회법 개정안을 제외한 다른 법안들을 정부로 이송할 계획"이라며 "야당의 국회법 관련 논의 결과를 지켜보고 (정 의장이) 중재안에 대한 이송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