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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아시아 학생 ‘아이비리그’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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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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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적 외 특기, 재력, 인맥 등 학교 원하는 조건 부족

[사진=하버드 대학교 홈페이지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에서는 지난달 한인 단체를 포함한 아시아계 단체 50여 곳이 하버드대를 상대로 입시 차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은 하버드대가 매우 주관적인 대학 입학 ‘종합 평가' (holistic admission) 과정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또한 조직적으로 차별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연방 정부에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하버드 대학 측에는 아시아계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있어 인종적 편견과 차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대학들에는 소수계 우대 정책 또는 인종별 할당제라는 것이 있다. 소수계를 어느 정도 비율로 무조건 뽑도록 한다거나 아니면 소수계 지원자에게는 선발 과정에서 점수를 더 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아시아계의 경우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많지만 뽑는 숫자는 한정돼 있다 보니 성적이 낮은 인종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전직 아이비리그(미 동부 최상위권 사립대)의 입학처장은 아시아계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입시에서 불리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펜실베니아대 (U-Penn) 입학처장을 지낸 사라 하버슨 교수는 “많은 아시아계 학생들은 아이비리그에서 원하는 일종의 ‘꼬리표’(tag)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가 지적한 꼬리표는 대표적으로 ‘체육 특기생’, ‘동문 자녀’, ‘기부자 자녀’, ‘네트워크가 좋은 학생 또는 가정’ 등이다. 하버슨 교수는 “아시아계 학생들의 경우 제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이들 꼬리표가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실을 보자면, 우선 아시아계 학생들은 백인이나 다른 인종에 비해 체육 특기생의 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적다. 그리고 이민 역사가 짧은 한국 등 아시아계 학생 중 부모가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한 학생은 상당히 드물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학생의 부모가 아이비리그 대학에 거액을 기부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학생 또는 학생 가정이 미국에서 수많은 유력 정치인, 기업인 등과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사례도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버슨 교수는 이런 면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입학사정에서 눈에 안보이는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대학들의 종합 평가 과정이 인종별 쿼터를 엄격히 적용하지 않더라도 안종이라는 요소가 당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지난 해 하버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공정한 입시를 원하는 학생들' (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란 단체도 과거 입시자료 분석으로 통해 아시아계 학생들이 다른 인종들에 비해 성적이 좋아도 합격율은 낮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버드 대학 측은 하버드 입학 정책이 전적으로 법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적 외에도 과외 활동과 지도자 자질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학 측의 이런 주장은 앞서 하버슨 교수의 설명과 일맥상통한다. 즉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의 경우 뛰어난 성적만으로 아이비리그에 입학하기 어려운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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