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위원장은 11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과연 계획대로 한국을 가야 할지 고민했었으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한국 관광금지령을 내리지 않는 한 계획대로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위원장은 또 양국 관계와 관련해 "지금 중·한 관계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각 분야에서 아주 뚜렷한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정의화 의장은 최근 중국의 여객선 전복 사고를 언급, "400명이 넘는 아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깊은 애도를 드린다"고 위로했다.
장 위원장은 정 의장과의 만남에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 "광둥성장 재직 시절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가 광둥성에서 시작됐는데 내가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압하고 극복했다"면서 "메르스가 (한국에) 있다고 안 오면 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일부러 왔다"고 말했다고 김 대표가 전했다.
장 위원장은 또 남북 관계와 관련해 "하나의 민족이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대화해서 잘 풀어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한·중 정상회담 때 북핵 불용을 합의했기 때문에 그것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그것이 중국의 꿈을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만나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함께 중국을 방문, 한중관계 발전에 기여한 점을 평가한다"면서 "새정치연합은 한국의 중요한 정치세력으로, 여당이 되든 야당이 되든 우호협력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10월 중국 공산당이 개최하는 아시아정당회의에 문 대표가 방문해 달라고 초청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친성혜용(親誠惠容, 친밀·성실·혜택·포용)' 주변국 정책이나 과거 신아시아안보구상 등에 동조하며 "중국은 6자회담국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만들 중요한 파트너다. 조건없는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장 위원장은 비공개 회동에서 "압박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대화의 문턱을 낮춰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정치적 협상을 통한 비핵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반도의 자주평화통일을 희망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이 전했다.
국회 관계자는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우리 국회 방문은 지난 2003년 우방궈(吳邦國) 당시 상무위원장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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