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외유 즐긴 서울시 구청장, 기초의원 물의 일파만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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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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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자치구 '엇박자식 비효율 행정' 비난 거세

[박원순(맨 오른쪽)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8시30분 시청 6층 기획상황실에서 메르스 대책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전국이 '메르스 비상'에 전사적으로 총력대응 중인 가운데 서울시 일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이 외유를 즐긴 것으로 속속 드러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서울 자치구 상황을 종합해보면, 도봉구의회 소속 구의원 7명이 지난 8일 오후 1시20분 프랑스 파리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들 의원들은 오는 16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스웨덴 스톡홀름, 핀란드 헬싱키, 에스토니아 탈린 등 북유럽 4개국을 돌아보고 있다.

조숙자 도봉구의장을 포함한 의원 7명에 동행하는 공무원 2명 등 9명이 출장에 공식적으로 3600여 만원을 지출하게 된다. 1인당 경비로 약 400만원이 배정된 셈이다. 이날은 서울시의회가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메르스 확산방지 대책 마련 촉구결의안' 및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날이라 도봉구의원의 처신이 더욱 부적절했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강서구 노현송 구청장은 앞서 1일 캐나타 벤쿠버로 출장을 떠났다. 관내 중소기업들을 이끌고 글로벌시장 판로개척에 나선 것이다. 당초 보름간 일정으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해외 현지에서 수출상담을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현송 구청장은 11일 오후 5시께 남은 스케줄을 취소하고 중도 귀국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당일 공식 발표한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병원에 지역 내 강서미즈메디병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전날 이 병원을 다녀간 50대 남성이 메르스 확진 환자인 사실을 보건당국으로부터 통보 받았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메르스 사태로 인해 긴급히 업무에 복귀했다. 이에 구민들의 불안심리 확산을 조기 차단시키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서초구 집행부를 감독해야 할 서초구의회는 비상시국과 맞물려 공무국외여행을 진행했다. 최병홍 서초구의장이 동료 구의원 4명과 전달 28일부터 8박10일 동안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등 유럽 3개국 연수를 떠난 시기였다. 구의원 5명의 출장길에는 공무원 5명이 수행차 함께 혈세를 들여 비행기를 탔다.

이 같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행태를 둘러싸고 공공기관이 자정기능을 잃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달 초는 메르스 감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일명 '메르스 병원' 명단이 무분별하게 나돌았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11~21일 계획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이스라엘 텔아비브, 터키 이스탄불, 영국 런던 등 유럽 4개국 순방을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지난 5일과 11일 체계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시장-구청장 연석회를 여는 등 정부와 별개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엇박자식 비효율 행정'은 외유뿐만 아니라 관망세로 일관 중인 기초단체장 모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강남구 신연희 구청장은 최근 두 차례 열린 서울시 연석회의에 잇따라 불참했다. 메르스와 무관한 구 평생교육협의회 등 관내 행사를 소화한 탓이다. 그러자 강남구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여선웅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여야 정치권이 위기 극복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국가적 분위기인데 강남구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신 구청장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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