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국내 게임 시장을 노리는 중국 게임사들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 라인업 확보에 이어 이번에는 상장사 인수를 통한 사세 확대를 꾀하고 있어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할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관련 업계에서는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 확보에 주력하던 중국 게임 자본이 최근에는 국내 IT 기업을 인수, 연이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 변화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올 2월, 국내 온라인 교육 업체인 아이넷스쿨을 인수한 중국 룽투게임즈는 지난 4월 16일 룽투코리아로 변경상장을 완료했다.
룽투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게임의 중국 및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한국 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주요 콘텐츠 IP(지적재산권)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한류 콘텐츠의 중국 모바일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6일에는 중국 로코조이 홍콩홀딩스 리미티드(이하 로코조이)가 코스닥 상장사인 이너스텍의 지분 약 33%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7월, 한국법인인 로코조이엔터테이먼트를 설립한바 있는 로코조이는 이너스텍 인수 이후 보다 공격적으로 국내 게임 및 IT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룽투게임즈와 로코조이는 지난해 각각 9000억원과 2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게임사다. 특히 룽투게임즈의 기업 가치는 17조원의 달하며 텐센트가 2대 주주인 기업이기도 하다.
자금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한국 게임 시장을 향한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가 한국 지사 설립 대신 국내 상장사를 인수하는 것은 기업 신뢰도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라인업 확보 및 개발사 투자, 각종 M&A 등 적극적인 사업 전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텐센트의 넷마블 5억달러 투자 등 이미 중국 자본이 국내 게임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한 상황에서 이어진 잇단 상장사 인수 러시지만, 이를 무조건 경계하기보다는 오히려 중국 시장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적인 태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만, 최근 구체화되고 있는 중국 지자체들의 국내 개발자 및 스타트업 유치 움직임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법적으로 몰려오는 중국 자본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대세를 인정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며 정부 차원에서 국내 게임 산업의 근간인 스타트업의 해외 이탈을 막는 각종 정책 수립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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