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애플은 오는 30일 3000만곡 이상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을 세계 100개국에서 출시한다. 월정액 9.99달러를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나, 아시아지역에서는 이 금액은 여전히 비싸다. 거대 IT시장을 형성하는 중국과 인도에서는 무료 혹은 월정액 2~5달러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정착됐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애플은 아직 ‘애플뮤직’ 서비스 제공 국가를 100개국이라 언급했을 뿐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국가에 따라 다른 요금 체계가 적용되는지도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만약 아시아 지역에서도 월정액 9.99달러가 적용될 경우 애플이 아시아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최대 업체로 자리잡은 스웨덴 스포티파이(Spotify)도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애플뮤직’의 아시아시장 장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애플뮤직 ‘아시아’에서 통할까?
특히 아시아 최대시장 중국은 디지털 음원을 무료로 제공받는데 익숙해져있다. 월정액 9.99달러를 지불해야하는 애플뮤직은 텐센트와 바이두가 제공하는 음악스트리밍 업체와 경쟁하게 되지만 애플뮤직의 유료 콘텐츠는 중국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서비스로 다가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인도의 경우 이미 정착한 스트리밍 서비스 ‘Saavn'과 ’Gaana' 등이 있으며 이들 사이트는 모두 무료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굳이 월정액을 내면서 애플뮤직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일본은 스마트폰 이용자의 약 60%가 아이폰을 사용할 정도로 애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애플의 공식발표는 없지만, 이미 애플뮤직의 일본어 사이트가 개설돼 있어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음악시장은 아직 CD가 대세이며 음악을 다운로드하거나 스트리밍하는 습관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멜론 등 국내시장을 장악한 스트리밍 업체가 많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국내 업체에 밀려 기존의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아이튠스’조차 한국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던 상황으로 이번 애플뮤직 서비스도 한국시장은 제외됐다.
◆ 애플뮤직 견제하는 ‘스포티파이’와 '사법당국'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애플뮤직’을 들고 나오자 5억2600만 달러를 조달해 향후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스포티파이는 애플뮤직을 견제하기 위해 3개월 0.99달러의 시범 서비스도 시작했다.
스포티파이는 애플뮤직 출시에 맞춰 유료회원 수가 2000만명을 넘어 섰다고 발표하고 총 이용자 수는 7500만명에 달했다고 발표하면서 애플을 극도로 견제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급성장을 거듭해 기억가치가 85억 달러로 평가 받으면서 애플뮤직의 최대 경쟁업체로 자리 잡았다.
애플도 스포티파이를 의식해 애플뮤직의 제공 음원을 스포티파이와 똑같은 3000만곡으로 맞췄다. 스포티파이의 서비스 제공 국가는 60개국으로 애플은 100개국이다.
한편 미국 뉴욕주 사법당국은 애플뮤직의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복수의 현지언론은 애플뮤직이 라이벌 업체와의 경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음반업체에 압력을 가한 사실이 없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법당국의 조사결과에 따라 애플뮤직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2가지 방식
△ 다운로드 방식 - 애플의 기존 서비스 '아이튠스'와 같은 서비스 형태로 음원을 1곡씩 구입해 스마트폰에 저장한 후 감상한다.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감상할 수 있다.
△ 스트리밍 방식 - 월정액을 지불해 무제한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로 스마트폰에 음원이 저장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됐을 때만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