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영화, 극장에서 주머니 속 스마트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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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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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K웹페스트]

강영만 감독. K웹페스트 조직위 공동대표(K웹페스트 설립자/집행위원장)

"인디 장편 영화보다 왜 웹 시리즈를 만들어야 하는가? 10가지 이유."

'어벤져스'나 '매드맥스'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 이상 인디 장편영화나 단편영화를 제작하여 배급에 곤란을 겪을 바엔 아예 새로운 트랜드의 웹 시리즈를 만드는 것이 좋은 이유를 분석해서 설명해 놓은 기사의 제목이다. 한국에서는 의아할 것이다. 도대체 '웹 시리즈'가 뭐길래?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 단어가 생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웹 드라마'라고 부른다. 웹 시리즈는 5~10분 길이의 짧은 영상으로,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용이다. 중국도 웹시리즈가 붐이다. 그러나 10~25분으로 글로벌화 하기에는 너무 길다. 미국이나 유럽은 5분가량이다. 그것도 앞으로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2~4분 대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작은 스마트폰에서는 극장에서 보는 영화와 같은 호흡으로 영화감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콘셉트, 기획, 시나리오, 제작 자체부터 패러다임이 다르다. 스피디한 스토리텔링과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많아서 젊은 층에 인기가 대단해 새로운 트랜드 '스낵컬쳐'라고도 한다.

필자가 2014년 로스앤젤레스 웹 시리즈 페스티벌에 참석했을 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500편의 웹 시리즈를 상영하는데, 한국 웹 시리즈 작품은 물론 아시아에서 온 작품들이 아예 없었다.

심지어 화려한 레드카펫 행사와 어워드 쇼에 참여한 전 세계의 1000여명의 영화인 중에도 아시아 국가들은 별로 없었다. 한국인은 아마 필자 혼자였다. 영화제 설립자 마이클 씨가 나에게 질문을 할 정도였다. "한국과 아시아에는 웹 시리즈를 만들지 않습니까?" 바로 그 순간 필자는 한국에도 웹 전문 영화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 당시에 한국이나 아시아에 웹 시리즈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중 합작 웹 시리즈들이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웹 시리즈가 있어도 배급 상에서 글로벌화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웹 시리즈의 배급은 기존의 영화배급 시스템과는 다르다. 인터넷을 통한 오픈마켓이고 중간배급사를 거치지 않는 일대일이다. 인터넷이기 때문에 장벽이 없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 바로 커뮤니케이션 문제다. 우선 커뮤니케이션을 글로벌화 하려면 이름부터 웹 시리즈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K웹페스트를 통해서 이런 장벽들을 허물고 싶었다.

웹 시리즈는 상향식(Bottom-up) 스토리텔링이다. 창작자들은 본인들의 아이디가 세상에 넓게 퍼지기를 원한다. 오늘날의 변화가 빠른 테크놀로지가 그 욕구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기성세대만이 누리는 혜택에서 무명의 작가, 대학생, 아마추어 필름메이커들도 본인들의 작품을 기존의 배급사들의 기득권 없이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웹시리즈 혁명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 혁명이 있기 전까지 역사는 하향식(Top-down) 컨트롤을 받아 왔다. 즉 돈의 파워에 작품들이 컨트롤 당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셰익스피어도 귀족의 자본 없이는 이렇게 훌륭한 작품들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웹 시리즈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몇 년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런 즈음에 K팝, K드라마의 다음 견인차 역할로 K웹 시리즈로 나아가기 위해 K웹페스트의 출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보다 앞서서 이번 웹 전문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영화제 집행기획력도 콘텐츠다. 우리 콘텐츠를 내년에는 중국, 태국, 일본에 수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새로운 웨이브의 출연에 많은 호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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