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진= 미국 공영방송 NPR]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마지막 시도’라던 14일(현지시간) 열린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 구제금융 협상이 양측 간 현격한 차이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고 AFP가 전했다.
그리스는 오는 30일까지 구제금융 미집행분 72억유로(약 8조9809억원)를 받지 못하면 국제통화기금(IMF)에 부채 16억유로를 갚을 수 없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을 경우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뿐만 아니라 유럽 경제와 금융시장의 큰 동요가 예상된다.
EU 대변인은 그리스 정부안에 대해 “구제금융 분할금을 받는 데 필요한 개혁과는 거리가 먼 불충분한 내용”이라고 지적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오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번 협상 결과를 토대로 추가 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EU 대변인은 전했다.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 측이 더 강력한 개혁 노력을 펼치고 모든 당사자의 정치적 의지가 있으면 이달 말 시한 만료 전에 해결책이 도출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EU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편 독일 대연정 내각의 ‘넘버 2’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이날 “그리스 정부에 대한 유럽 각국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중지 빌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그리스 정부의 게임 이론가들이 자국과 유럽의 미래를 걸고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그리스 내 강경파의 협박에 독일은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MF도 최근 들어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협상에서 강경한 자세를 보이며 그리스에 대해 긴축 기조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당국은 연금 삭감과 세수 증대 등 국제 채권단의 요구가 비합리적이라고 비난하면서 협상 불발 책임을 IMF의 강경태도 때문이라고 전가해 협상 타결에는 여전히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