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한국과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9개국을 연결하는 국제 해저 광케이블 구축사업이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총연장 1만1000km, 전송 용량이 초당 38.4테라비트(Tb)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해저 광케이블 APG(Asia Pacific Gateway) 완공이 당초 예정됐던 7월에서 5개월 정도 늦어진 12월 중에 완공될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10월 KT부산국제센터에서 통합관제센터를 열고 국제 해저케이블 네트워크 구성과 운용, 해저케이블 장애 시 회선 복구, 문제 해결 등 위기대응체제를 총괄하며 APG 운용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완공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KT관계자는 "여러 국가가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각국의 규제와 환경이 서로 달라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특히 해저케이블 공사는 환경보호 규제와 사업자별 규격 등의 차이가 있어 일부 구간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일부구간 공사 지연으로 예정보다 5개월 완공이 늦어졌으나, 2016년부터 운용한다는 당초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지연된 구간의 공사를 KT가 추가로 맡게 될 것으로 전해지며서 KT의 해저 광케이블 구축 능력과 노하우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KT는 1981년 JK(한일 연결) 케이블 구축 이후 30년 동안 케이블 운용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왔다. 황창규 KT회장은 그룹의 '동북아 인터넷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그룹의 숙원 사업으로 직접 진두지휘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번 APG 통합관제센터 운영을 통해 APG 컨소시엄으로부터 매년 1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APG가 연결되면 지금보다 인터넷 체감 속도가 2배 빨라진다. 또 APG를 통해 500만명이 동시에 HD급 영상을 볼 수 있으며, 700메가바이트(MB) 용량의 영화를 1초에 7000여편 보낼 수 있다. APG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40Gbps 기술이 도입됐으며, 향후 100Gbps 전송기술의 적용을 위해 설계됐다.
또 해저 광케이블의 고장과 절단의 원인이 되는 지진과 태풍 등의 상습 발생지역을 우회하는 루트를 택해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데이터통신을 사용할 수 있는 광케이블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클라우드컴퓨팅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급속한 보급으로 데이터 통신 수요가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용량 광케이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무엇보다 데이터 통신이 급증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트래픽이 증가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1년 12월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을 연결하는 APG 건설 협정이 체결됐다.
KT외에 APG 건설에 참가한 기업은 일본 NTT커뮤니케이션즈, 차이나모바일 등 각국의 대표적 통신업체 뿐 아니라 페이스북도 아시아지역의 이용자 확대 전략 차원에서 참가했으며, 총 9개국에서 13개 기업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황 회장은 총괄운영권을 따낸데 대해 "APG 관련 위기 상황시 마지막 결정권은 우리가 쥐고 있는 만큼, 한국의 네트워크 인프라에 기여할 부분이 크다"며 "관제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ICT 허브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