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의 헤지·사모펀드 시장이 전례없는 중국 증시 호황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증시 활황세에 최근 수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다니고 있던 투자회사를 떠나 우후죽순으로 펀드회사를 설립하면서 지난 3개월 동안에만 4000개 이상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가 생겨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증권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새롭게 설립된 헤지펀드와 사모펀트, 벤처캐피털의 수는 1만2285개로 지난 2월 말의 7989개에서 54% 급증했다. 같은기간 펀드운용자산 규모는 750억 달러에서 4330억 달러(약 483조7900억원)로 6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1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7년 만의 최고치인 5166.35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년 전과 비교해 150% 급등한 수치다. 특히 선전증시의 중소형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구성된 차이넥스트(ChiNext)지수는 작년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이와 함께 지난 3개월간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도 6만명이 늘어나 5월말 현재 총 19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한 대형 증권사의 부사장은 지난해 리서치팀 인력의 절반 이상이 헤지펀드사로 이직했고, 펀드매니저 대부분의 연령도 '빠링허우(80後·1980년대 이후 출생자)' 세대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헤지·사모 펀드 붐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한 몫을 하고 있다.
JP 모건 체이스와 중국의 합자회사인 상하이뮤추얼펀드에서 14년간 근무하다 지난 1월 직접 펀드운용사 원슈어(WinSure)캐피털을 설립한 펑 강은 "중국 정부가 금융 부문에서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며 지난 14년동안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대대적 규제완화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지난 2월 중국 정부는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중국 헤지펀드들은 주로 기관투자자들과 거래를 하는 서방 펀드들과 달리 은행과 증권사 영업을 통해 모집한 개인투자자들을 주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헤지펀드의 최소 투자금은 16만1000 달러이며 고정기간도 12개월로 짧다. 반면, 서구 펀드들의 경우 투자금이 최소 100만 달러가 넘고 운용기간도 긴 편이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요즘 증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며 자본의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는 수 개월 간 침체기를 겪었던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고 주택 가격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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