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과잉 공급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 여파까지 더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4센트(0.7%) 내린 배럴당 59.52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26달러(1.97%) 하락한 배럴당 62.61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그리스 구제 금융 협상 난항에 따른 달러 강세가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그리스 긴축재정 방안에 대한 이견만 확인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달러 이외의 화폐를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달러를 기준으로 거래되는 원유의 매력이 떨어진다.
OPEC이 산유량 쿼터를 초과했다는 소식도 유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에너지정보회사 플래츠는 OPEC의 5월 산유량이 하루 평균 3111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보다 하루 평균 18만배럴 증가한 수준으로 2012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OPEC 회원국들은 3000만 배럴 생산 쿼터제를 갖고 있다.
회원국별로 사우디아라비아 산유량은 전달보다 하루평균 15만배럴 증가한 1025만배럴을 기록했다. 앙골라와 이라크도 산유량을 각각 하루 평균 7만배럴, 5만배럴씩 늘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가 산유량 증대를 논의하고 있어 하루 평균 200만배럴의 초과 공급분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매니지먼트인스티튜트의 도미니크 크리실라 애널리스트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단기간에 공급 과잉 현상이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예멘에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는 기대도 유가 하락 재료로 쓰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습이 시작된 지난 3월26일 이후 예멘 정부군과 반군은 공식적으로 평화협상을 진행했다. 이는 예멘 공습이래 처음 양측이 협상에 나서는 것이다. 예멘은 중동산 원유 수송선이 지나가는 곳이어서 이곳의 정세는 원유의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달러 강세 영향 속에서도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6.60달러(0.6%) 오른 온스당 1185.8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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