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들어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비롯해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로 진입하는 교두보로 인식되는 기가(GiGA)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 등에서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는 지난 5월 초에 2만원대(부가세 제외) 요금제에서 음성통화와 문자를 풀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선택하는 방식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으며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패러다임 변경의 선봉에 섰다.
지난 15일에는 KT가 기가 LTE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3밴드 LTE-A와 기가 와이파이를 하나의 통신망처럼 묶은 기가 LTE는 기존 LTE보다는 15배, 3밴드 LTE-A보다 4배 빠른 최대 1.17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지난해 10월 기가인터넷, 올해 3월 기가 와이파이 홈, 이번 기가 LTE 상용화로 황창규 KT 회장이 ‘기가토피아(GiGAtopia)’ 실현을 선언한 이후 1년여 만에 ‘유·무선 기가 시대’를 열었다.
KT는 민영화된 지 13년이 지났으나 그동안은 공기업 특유의 굼뜬 문화가 남아있어 시장에 영향이 큰 의제를 기민하게 이끌어나가기보다는 한 박자 늦게 따라가는 것이 보통이었던 터라 최근의 적극적인 행보는 더 도드라져 보인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쳐 조직을 재정비해 과거보다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해진 데다 황창규 회장 효과까지 겹친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이통 3사가 기가 LTE 기술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상용화하느냐의 열쇠는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쥐고 있었는데, 삼성전자는 황 회장과의 인연을 고려해 KT의 손을 들어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반도체 전문가인 황 회장은 과거 삼성전자 시절에 반도체 메모리가 1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내용의 '황의 법칙'을 주창하며 삼성전자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반면 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KT에 연속으로 굵직한 이슈의 선점 기회를 내주며 1위 사업자가 지녀야 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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