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창원SK병원 등 13곳
정부, 추가 확산 방지 대책 마련
밀접 접촉자 발열 증상 관리 강화
아주경제 조현미·이정주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조기 진화가 실패했다.
환자가 150명을 넘어서면서 '3차 유행' 가능성이 커진 데다 '슈퍼 전파자' 후보가 속속 등장하며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과 밀접 접촉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6일 메르스 환자가 치료를 받았거나 들른 84개 병원 중 확진자와 격리자 수가 많은 13곳을 '집중관리병원'으로 지정했다.
병원 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집중관리병원에는 복지부 현장 지원인력이 파견돼 모든 대상자가 격리에서 해제될 때까지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건양대병원, 건국대병원, 메디힐병원, 창원SK병원 등이 관리 대상이다. 이 가운데 특히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과 창원SK병원은 보건당국이 뽑은 3차 유행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큰 곳이다.
메디힐병원은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에 걸린 98번(58) 환자가 지난 4~7일 입원 치료를 받은 병원이다. 서울시장 직권으로 이 환자가 확진을 받은 9일 당일부터 폐쇄됐다.
창원SK병원은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115번(77·여) 환자가 지난 5~10일 입원한 곳이다. 98번 환자와 마찬가지로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115번 환자는 보건당국 격리 대상에서 빠져있던 탓에 통제 없이 병원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전파자 후보자도 증가세다. 기존 슈퍼 전파자인 14번(35) 환자를 통해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 수는 일단 진정세에 있지만 새로운 후보군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직원 2명이 강력한 슈퍼 전파자 후보로 거론된다. 메르스 증상 발현 후 9일간이나 근무했던 이 병원 요원인 137번(55) 환자와 같은 병원 내과 의사로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진 채 진료를 계속했던 138번(37) 환자다.
이날 추가된 환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151번(38·여) 환자와 152번(66) 환자 역시 증상이 나타난지 한참 후에야 격리됐다.
보건당국의 격리자나 능동 관찰자에 속하지 않았던 151번과 152번 환자는 각각 5일과 6일부터 발열 등이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15일 격리 전까지 병원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부산에 사는 143번(31) 환자도 유력 후보다. 이 환자는 지난달 30일 대전 대청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이달 2일부터 발열, 복통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 12일 격리되기 이전까지 좋은강안병원을 비롯한 병원 4곳과 부산 지역 곳곳을 다니며 무려 700여명과 접촉했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확산 방지를 위해 메르스 환자가 많이 발생했거나 격리자가 많은 병원은 집중관리병원을 지정해 기존보다 훨씬 엄격한 관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메르스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에 대해서는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지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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