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가 살아나면서 경제 호황이 이어졌고 기업의 실적 개선과 저금리로 인해 개인들의 자금은 주식 시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주식 시장의 호황을 이용해 기업들은 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했고 엔고로 수출이 어려워진 기업은 조달된 자금을 통해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열을 올렸다. 개인들 역시 낮은 금리의 대출을 활용해 자산 시장에 투자하는 데 열중했다.
즉, 돈이 돈을 버는 자이테쿠(재테크)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자이테쿠의 열풍으로 1985년 100포인트에 불과하던 도쿄, 오사카 등 6대 도시의 지가지수는 300포인트까지 급등했다. 1만3083포인트였던 주가는 1989년 12월 대망의 3만8957포인트를 찍은 이후 버블은 붕괴되고 말았다.
한국에서도 고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2000년대 이후부터 재테크 열풍이 시작됐다.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졌고 열심히 저축해서 자산을 불리기에는 낮은 금리 탓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성장에 힘입어 조선주는 최대의 호항을 맞이했다. 여기에 펀드 열풍까지 가세하며 막대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왔다. 이에 코스피는 20년간 지속되온 500~1000의 박스권을 돌파하고 2000포인트를 찍었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와 함께 버블은 붕괴되고 재테크 열풍도 점차 사그라들었다.
언제부턴가 재테크를 하지 말고 파이낸셜플래닝 즉 '재무설계'를 해야한다는 얘기를 자주 접한다. 개인 재원의 적절한 관리를 통해 재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재무설계라고 한다. 재테크와는 다른 무엇인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재테크라는 말이 생겨나기 전에도 버블의 발생과 붕괴는 늘 있었는데 재무설계는 이런 버블로부터 개인들을 지켜주며 재무목표를 달성해 주는 비법이라도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단지 금융회사의 말장난이 아닌지 그리고 대다수의 재무설계회사가 보험판매 소득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보니 재무설계는 보험설계라는 부정적 인식도 퍼져있다.
과거보다 자산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혼돈의 시대다. 따라서 재테크든 재무설계든 명칭에 얽매이지 말고 5~10년 꾸준히 관리해 주는 실력 있는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자산관리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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