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카드사 울고, 보험사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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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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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음압격리병실에서 한 메르스 치료 의료진이 통제구역 밖을 바라보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보험사 및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카드 이용실적은 줄어든 반면, 차량 이동이 줄면서 보험사의 손해율은 낮아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A카드사의 6월 1~2주차 카드이용실적은 전월보다 약 15% 감소했다. 특히 메르스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백화점 방문이 줄면서 백화점에서의 카드이용실적은 전월 대비 20% 줄었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월별 이용실적이 줄거나 늘기도 하지만 20%라는 감소폭은 오차범위를 벗어난 수치로, 메르스에 따른 소비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드업계는 7~8월 휴가철 카드이용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메르스로 각종 행사나 공연 등도 취소되고 있어 이에 따른 제휴 이벤트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카드승인금액은 총 49조6100억원으로 수영장과 레져타운 업종의 증가율이 각각 33.2%, 11.8%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들이 사람이 많은 곳을 꺼려하고 있어 워터파크나 레저업종의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이 지난해 대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사는 메르스 확산으로 차량 이동이 줄면서 손해율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 11개 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은 4월 90.5%에서 5월 79.1%로 급감했다. 외출을 꺼리면서 자동차 사고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병원 기피 현상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평소보다 30% 이상 줄면서 보험금 지급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메르스는 서울 및 경기 등 보험금 청구가 가장 많았던 수도권 중심으로 퍼지고 있어 평소 대비 보험금 지급 감소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 여름 휴가철에도 보험사의 손해율은 전년 대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7~8월 여름 휴가철에는 자동차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해 손해율이 치솟는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7~8월 휴가철에는 장거리 운행차량이 증가하고 동반여행이 늘면서 부상자가 평상시 대비 5.6% 증가했다. 고속도로 일평균 통행량도 평상시 377만대에서 휴가철에는 2.4% 증가한 386만대로 나타났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관련 치료비는 정부가 전액 지급하는데다 경미한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는 나이롱 환자까지 줄면서 보험업계 손해율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대면채널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카드사, 보험사 모두 설계사들의 실적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메르스 전파 가능성으로 고객들이 영업사원 만나기를 꺼려하고 있다"며 "대면채널 계약 건수가 급감하고 오히려 온라인을 통한 모집 실적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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