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한달…격리자 7000명 통제에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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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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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인제대부속 상계백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원 출입자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


당국 몰래 외부 이동사례 속출
지역사회에 감염 위험성 높여

정부, 행정력 총동원 사태 방지
격리자 1대1 감시 모니터링 강화
경찰, 메르스 신속 대응팀 편성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이정주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꼭 한 달을 맞았다.

지난 한 달간 메르스 확진자는 165명으로 늘었다. 이들과 접촉해 집이나 병원에서 격리 중인 사람도 7000명에 달한다.

자택 격리자의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역사회 감염 차단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격리자 관리는 메르스 확산과 장기화의 관건이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메르스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격리된 사람은 총 6729명으로 전날보다 221명 늘었다. 이 가운데 자택 격리자는 53명 줄어든 5857명, 병원 격리자는 274명 증가한 872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격리 대상자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국내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5월 20일 3명을 시작으로 같은 달 27일(120명) 100명을 돌파했다. 이달 2일(1364명)에는 1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6일 2361명, 9일 3439명, 12일 4014명, 14일 5216명, 16일 6508명 등 연일 기록을 갱신하는 중이다.

환자 발생률이 다소 둔화하면서 격리 대상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7000여명에 육박하자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격리자는 매일 두 차례 체온을 점검받아야 하고, 집이나 시설 밖으로 이동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보건당국 몰래 외부로 이동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A(42)씨는 자가 격리 중이던 지난 12일 열이 나자 보건소에 전화를 걸고 증상을 말했다. 보건소가 구급차를 보냈지만 A씨는 그 사이 택시를 타고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갔다. 그는 이 병원 음압격리실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 격리실 걸쇠를 부수고 택시로 집에 돌아갔다. A씨는 이후 141번째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 3박 4일간 가족과 제주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는 현재까지 메르스 환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다.

지난 16일 서울에 거주하는 자택 격리자 B(53·여)씨는 남편을 만나러 충북 제천으로 무단 이동했다. B씨는 보건소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설득으로 바로 서울로 돌아갔지만 경찰이 보호복을 입고 긴급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격리자들의 무단이탈은 보건당국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을 높인다. 정부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이 같은 사태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무단 이탈하는 격리자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위해 전국 경찰서에 메르스 신속대응팀을 편성했다.

보건당국은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권준욱 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메르스 격리자를 1대1로 감시하는 것은 물론 전체 행정력을 총 동원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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