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월가 투자은행들은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의 충돌이 날로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결국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블룸버그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를 비롯한 15개 주요 투자기관 가운데 유럽증시 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이들 기관 모두가 실적 호조를 예상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유럽증시에 대한 그리스 충격은 일시적인 것”으로 풀이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면서 역내 기업 수입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증시 전망치를 높였다. 씨티그룹도 “연말까지 Stoxx 유럽 600지수가 1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BOA가 지난 16일 공개한 투자자 포트폴리오 구성 보고서에서도 유럽증시 투자 전망을 밝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OA는 “유럽 펀드 매니저의 현금 보유 비중이 6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전 사례를 보면 현금 비중이 커지고 나서 3개월은 역내 증시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LLB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천 조그 투자관리자는 “그리스 경제는 규모가 작아서 유럽 경제에 구체적인 충격을 주지 않는다”라며 “(유럽 증시의) 어닝 모멘텀(상승 계기)은 지난 4월 조정 이전에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그 투자관리자는 “유로화 약세가 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이제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따라서 “(조정이) 다시 이뤄지리라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18일의 유로 국 재무장관 회담과 오는 25∼26일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롬바르드 오디어의 새미 차르 전략가는 그리스 사태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결국 합의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또 다른)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를 제외하면 유로 경제 회복세와 기업 활동은 모두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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