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 여신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34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7조6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기술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데다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기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메르스 사태로 중소기업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파르게 늘어난 기업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점이다. 메르스 사태가 장가화돼 기업들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연체율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곧 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돼 기업들의 사정이 더욱 안좋아질 경우 기업 대출이 많은 은행들의 연쇄 피해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최근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 부실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들은 부랴부랴 메르스 관련 피해 우려 업종과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은행별로 메르스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의 기존 대출에 대해 피해복구 기간 등을 감안해 만기연장·원리금 상환유예 등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또 신규 대출에 대해서는 피해 기업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우대 금리를 최대한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국은행도 다음달 1일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활용해 관광, 외식업체, 병원, 학원 등 메르스로 피해를 본 지방 중소기업에 낮은 금리로 최대 65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세월호 피해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했던 지방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중 특별지원한도(1조원)의 여유분 5500억원을 활용하고, 조기에 소진되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유보분 1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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