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인간과 로봇이 공생하는 시대를 앞두고, 전 세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상용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출시하기 위해 대만 홍하이(鴻海) 정밀공업, 알리바바와 제휴해 비용을 절감시키고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섰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2년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로봇 사업에 진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페퍼' 개발에 성공했다.
또 지난 5~6일(현지시간) KAIST가 우승해 국내에서 주목받은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최로 열린 로봇공학챌린지(DRC) 결승전에는 래리 페이지 구글 CEO의 모습도 포착됐다. 구글은 지난 2013년 로봇 제조업체 ‘보스톤 다이내믹스’ 등 8개 업체를 한꺼번에 인수해 주목을 받았다.
◆ 소프트뱅크 ‘페퍼’ 1분 만에 매진
소프트뱅크는 20일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 판매를 위해 예약 접수를 받은 결과, 첫 판매량인 1000대가 1분 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페퍼는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제조업체 ‘홍하이(鴻海) 정밀공업’이 제조하고 있으며, 월간 생산량 1000대를 목표로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 페퍼 관련 앱, 200개 이상... 활용도 높인다
손정의 회장은 페퍼에 대해 “감정을 인식하는 최초의 로봇으로 이용자의 친구와 가족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페퍼는 인간의 표정과 대화에서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표현기능을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페퍼는 스마트폰 처럼 관련 앱을 다운로드하면 그 활용도가 더 높아진다. 소프트뱅크는 페퍼 출시에 맞춰 200개 앱을 준비했으며, 영어 과외수업 관련 앱을 받으면 페퍼에게 영어를 배울 수도 있다.
올 가을에는 기업용 페퍼를 출시해 접객, 안내요원으로도 활용한다. 특히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Watson)'과 연동시켜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등 고도의 서비스를 위해 금융기관에도 투입될 전망이다.
◆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통해 '페퍼' 세계 진출 노린다
지난 18일 페퍼 출시를 발표한 자리에서 손 회장은 “로봇 사업의 세계적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는 “앞으로 로봇은 우리에게 자동차처럼 당연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프트뱅크는 인터넷과 통신 다음으로 휴머노이드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알리바바와 홍하이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소프트뱅크의 로봇사업 자회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홀딩스’에 홍하이와 알리바바가 각각 145억엔씩 출자한다. 출자비율은 소프트뱅크 60%, 알리바바와 홍하이가 각 20%씩으로 제조와 개발, 판매 분야에서 협력한다.
◆ 구글도 휴머노이드 로봇에 '큰 관심'
구글은 스마트폰 이후의 성장분야로서 로봇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2013년 인수한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재해 재난시 구출용 로봇으로 활용하고, 헬스케어 업체 존슨앤존슨과 지난 3월 수술지원로봇 개발을 위해 제휴를 맺기도 했다.
특히 KAIST가 우승해 국내에 널리 알려진 세계 재난로봇대회에 래리 페이지 구글 CEO, 구글의 연구개발부문 ‘구글X'의 세바스찬 스런이 모습을 나타내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대회 방문 목적은 새로운 로봇업체의 인수와 인재 획득을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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