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턴 흑인 교회 총기 난사 후 첫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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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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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인 루프, 백인우월주의 드러낸 웹문서 작성

[사진=NBC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백인 청년의 무차별 총기 난사로 아홉명이 숨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이매뉴얼 AME 교회에서 사건 후 첫 주일 예배가 21일 오전 (현지시간) 열렸다.

이 교회에서는17일 밤 백인 청년 딜런 루프(21)가 총기를 난사해 목사를 포함해 9명을 숨지게 하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날 아침 교회 문이 열리자 수백명의 신자들은 오르간과 교회 종으로 ‘예수께로 가면’,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연주되는 가운데 줄지어 입장했다. 니키 헤일리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조셉 라일리 찰스턴 시장 등이 참석해 맨 앞 줄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사건 당시 총에 맞아 숨진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를 대신해 예배를 인도한 노블 고프 목사는“교회 문이 다시 열렸다. 어떤 악인도, 어떤 지옥이나 지상의 악마도 하나님 교회의 문을 닫지 못한다”는 말로 설교를 시작했다. 이어 고프 목사는 “우리 모두 힘들고 분노했지만, 하나님은 이를 통해 우리에게 나타나셔서 용기를 주셨다”고 말했다.

약 200년의 역사로 미국 내 흑인교회 중 가장 유서 깊은 이 교회는 노예제도, 남북전쟁 등을 거친 흑인 역사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때문에 이날 예배에는 찰스턴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함께 했다.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 루시에서 온 어사 우그드라는 흑인 여성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자리에 함께 하기 위해 여덟시간 동안 운전을 해서 왔다”고 밝혔다. 자리가 모자라 교회 안에 들어가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교회 앞에 꽃, 인형 등을 갖다 놓으며 추도의 마음을 전했다. 찰스턴시 경찰은 교회 안팎에 다수의 병력을 배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총격범 루프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언문' 성격의 웹문서가 발견돼 이번 권총난사가 인종분열적인 증오범죄임이 확인되고 있다.

루프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로디지아인'이라는 이름의 사이트에는 흑인을 열등한 존재로 비난하고 백인의 비겁함을 탓하며 백인 우월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 사이트에 대해 루프의 한 친구는 그의 사이트가 맞으며, 그가 글을 썼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은 이 사이트의 글을 루프가 쓴 것이 맞다면 증오범죄 혐의의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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