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카리브해 빈국(貧國) 아이티의 대통령 선거에 후보 56명이 몰렸지만 절반이 법적으로 자격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아이티 임시선거위원회는 대선 후보 등록자 58명 가운데 2명의 자격을 박탈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티는 오는 10월 대선 1차 투표를 진행하고 12월 말 결선 투표를 한다.
선거위에 따르면 자격을 잃은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은 미국에서 마약 관련 혐의가 있고 나머지 한 명은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할 당시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사면받지 못했다. 60명에 육박하는 등록자 중 20여 명도 법적으로 자격에 문제가 있어 선거위가 심의를 진행 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선거위는 대선 후보로 등록한 로랑 라모트 전 총리에 대해서도 최근 자격을 박탈했다. 라모트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총선이 취소되고 대통령과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하자 같은 해 말 사임했다. 선거위는 자격 박탈 이유로 정부 각료의 공금 유용 등과 관련해 완전하게 면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라모트 전 총리는 트위터에서 “선거위는 내가 후보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전횡을 행사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미셸 마르텔리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않은 라모트 전 총리는 마르텔리 대통령이 선거위를 배후 조종하고 있다며 음모설을 제기했다.
마르텔리 대통령은 아이티 의회가 지난 1월 해산했기 때문에 대상자들을 특별사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를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정 불안으로 총선이 작년 수차례 연기됐던 아이티는 우여곡절 끝에 오는 8월 선거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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