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두 여걸의 결투' 후끈 달아오른 대만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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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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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대만의 대권을 놓고 두 여걸이 격돌한다. 내년 1월16일 치러질 총통선거(대선)에 아시아 최초로 두 여성 후보자가 맞대결을 펼친다. 주인공은 여당인 국민당의 훙슈주(洪秀柱·67) 입법원 부원장(국회 부의장)과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58) 주석이다.

훙슈주(67) 부원장은 지난 14일 당내 경선 단독 후보 자격을 얻었다. 훙 부원장은 이날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경선 후보 자격 요건인 지지율 30%를 넘어선 46%의 지지율을 얻었다. 훙슈주는 다음달 19일 전당대회에서 단독으로 후보로 나서, 대선후보 추인을 받게 된다. 야당인 민진당은 지난 4월 일찌감치 차이잉원 주석을 총통 후보자로 선출해 놓은 상태다.
 

훙슈주 대만 입법원 부원장[사진=중국신문사]



◆훙슈주, 국민당의 숨겨놓은 다크호스

타이베이(臺北)에 있는 중국문화대에서 법학과를 졸업한 훙슈주는 미국 노스웨스트 미주리 주립대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대만에 돌아와 약 10년간 교직에 몸담았다. 1980년 국민당 위원회 신베이(新北)시 지구 조장으로 영입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990년 1대부터 현재까지 8선 입법위원(국회의원격)으로 '8전 전승'을 기록하며 국민당의 '선거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또 2012년부터 입법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2012년부터 올 1월까지 약 3년간 부주석을 겸직했다.

주리룬(朱立倫) 주석(당대표),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국회의장격) 등 당내 중량급 인사에 비해 지명도는 낮지만 정치력과 내공은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훙슈주 부원장은 작은 체구에 직설적인 언변으로 정계에서 '작은 고추'로 통한다. 지난 10일 당내 정견발표회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평화관계 발전과 국내 균형적인 경제발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훙 부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차이잉원이 강한 적수는 아니다"고 말해 국민당 내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사진=인스타그램]



◆대권재수 '선거의 여왕' 차이잉원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 출신인 차이 주석은 1994년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시절 대(對)중국 정책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같은 당 출신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부패와 투옥으로 민진당이 최대 위기에 몰렸을 때 당 주석을 맡아 각종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차이잉원은 2012년 제13대 대선에서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일합을 겨뤘다. 610만표(46%)를 받아, 80만 표(6%) 차이로 마잉주 국민당 후보에게 패했었다. 총통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5월 93%가 넘는 지지율을 얻어 주석에 복귀했다. 이어 지난 4월 당내 경선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해 차기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결정된 그는 지난달 중앙선거운동본부를 개소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들어갔다.

차이 주석은 이달 초 미국 방문 기간 "(민진당이 집권할 경우) 대만 헌법체제와 지난 20년여 년 양안 협력과 교류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대만인의 자유민주, 지역평화, 양안의 안정적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6번째 대만 총통선거

◆여론조사 의외의 대반전

마잉주 총통의 친중국 정책은 대만의 경제성장을 견인해내는데 성공했지만, 전체 대만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특히 이대로라면 대만이 중국에 종속되고 말 것이며, 대만의 일자리를 중국인들에게 빼앗길 것이라는 학생들의 불안감은 지난해 대만 정국을 뒤흔들었다.

대만 대학생들은 지난해 3월 20여일 동안 대만 입법원을 점거하는 ‘해바라기 운동’을 벌였다. 이어 국민당은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완벽한 패배를 당했다. 국민당은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한 전국 6개 직할시와 현·시 등 22개 단체장 선거에서 단 6석밖에 건지지 못했다. 반면, 제1 야당인 민진당은 13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대만연합보가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진당 지지율은 58%였으며, 국민당 지지율은 10%에 불과했다. 또한 5월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차이잉원 후보와 주리룬 국민당 주석간 양자대결이 펼쳐진다고 가정했을 때 차이 후보가 주리룬을 8%P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차이 후보가 나머지 국민당 후보들과 경쟁한다면 모두 30%P이상의 차이로 압승한다는 결과가 나왔었다.

하지만 국민당 후보로 훙 부원장이 확정된 후인 지난 17일 대만 뉴스전문채널인 TVBS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훙 부원장의 지지율이 41%로 차이 주석(38%)보다 3%P 앞서 국민당을 한껏 고무시켰다. 국민당내 정치거물들에 가려져 있던 훙 부원장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지지도가 급상승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진당의 압승이 점쳐지던 2016년 대만 총통선거가 접전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최대이슈는 양안관계

대만 대선 최대이슈는 단연 양안관계다. 국민당은 중국과의 협력강화를, 민진당은 대만독립을 내세우고 있다. 대만독립을 내세우는 민진당이지만 중국과의 협력없이는 경제성장이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대만은 GDP대비 수출비중이 70%를 넘고, 수출 중 40%가 중국과 홍콩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차이 주석의 대만독립론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향후 훙 부원장은 대만독립론의 비현실적인 면을 파고들 것으로, 차이 주석은 대만독립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안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중국이 취할 제스춰도 대만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국양제를 통한 대만과의 교류강화를 꾀하고 있는 중국으로서, 대만독립을 외치고 있는 민진당의 집권은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드러내놓고 개입하면 역효과가 일어난다. 때문에 물밑에서 조용히 국민당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주 중국은 '중국인의 대만지역 왕래에 관한 관리방법'을 개정해 대만인이 중국 방문시 제출해야 하는 입경허가증(비자)을 오는 7월 1일부터 면제해주기로 했다. 향후 중국은 이와 유사한 대만정책들을 여럿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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