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홍콩내 반(反)중 정서가 커지면서 홍콩 명문대학교로 향하던 본토 학생들의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매년 중국 본토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홍콩 대학교의 풍경이 올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고 22일 보도했다.
홍콩이공대학의 경우 입학지원한 본토 학생 수는 2300명으로 지난해 3500명 대비 무려 34%나 감소했다. 링난(嶺南)대학교의 인기는 더 떨어졌다. 지난해 928명이었던 본토 지원자 수는 올해 556명으로 40%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거센 반중시위와 급격히 확대된 반중정서로 '신변안전' 등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홍콩행을 원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홍콩 대학생들이 반중시위에 가담하거나 정치적 혼란으로 학교가 휴업하는 등 돌발상황 발생 가능성이 커진 것이 학부모들의 우려를 키웠다. 여기다 유로화, 일본 엔화 등이 약세인데 반해 홍콩달러는 위안화에 강세로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홍콩 내 반중, 홍콩 분리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반중 정서는 2017년 행정장관 선거안을 두고 분수령을 이뤘다. 지난해 홍콩 도심점거 시위를 유발했던 선거안은 지난 18일 홍콩 의회 격인 입법회에서 부결됐다. 중국 중앙정부에 '반발'의 뜻을 직접적인 액션으로 전달한 것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해 8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허용하되 후보자 자격을 친중인사 위주의 후보추천위를 통해 제한하는 선거안을 승인했다. 이에 홍콩에서는 '반쪽자리 직선제'라며 항의 시위가 촉발됐다.
이 외에도 홍콩의 중국화, 밀려드는 중국인으로 인한 부작용도 홍콩 시민의 불만을 키웠다. 본토인 유입으로 인한 취업난, 환경오염 심화,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으로 유발된 물가폭등, 중국 부유층의 홍콩 부동산 투자로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등이 홍콩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중국인의 원정출산, 분유 싹쓸이 등도 반중 감정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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