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교회 총기난사’ 용의자, 히틀러 추종 암시 사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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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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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틀러 만세’ 티셔츠 입거나 흑인노예 인형 배경으로한 사진도 나와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딜런 로프(21)이 성조기를 태우고 있다. [사진= 마지막 로디지아인(The Last Rhodesian)닷컴]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독일의 인종차별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추종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NBC뉴스 등은 지난 17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딜런 로프(21)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로디지아인’이라는 이름의 사이트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 사이트에는 흑인들을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글과 함께 히틀러 추종자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사진도 올라 와 있다.

현재는 접속이 차단된 이 사이트에는 흑인을 열등한 존재로 비난하고 흑인을 공격하지 않는 백인의 비겁함을 탓하는 등 백인 우월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의 글이 대거 게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트 이름에 포함된 ‘로디지아’는 현재의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일부 지역에서 소수 백인이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할 때 사용했던 이름으로, 흑인 차별과 관련된 단어로 분류된다.

해당 사건의 용의자인 딜런은 사이트에 “트레이번 마틴 사건이 나를 일깨웠다”며 “지머먼이 옳았고, 중요한 것은 그날 이후 내가 ‘백인 상대 흑인 범죄’를 검색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경단원으로 일하던 조지 지머먼은 지난 2012년 2월 플로리다 주 샌퍼드에서 당시 17세였던 비무장 흑인 청년 트레이번 마틴과 다투던 중 마틴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인물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스킨헤드도, 진짜 KKK도 없고 다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떠들기만 한다. 누군가는 그것을 진짜 세계에서 감행하는 용기를 가져야 하고, 그것은 내가 돼야 한다”며 흑인에 대한 테러를 ‘용기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선언문과 함께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60여 장의 사진은 모두 남부연합과 관련이 있는 장소나 노예 박물관 등에서 찍은 것들이었다. 성조기를 불태우거나 남부연합기와 총을 든 사진, 흑인 노예 밀랍 인형을 배경으로한 사진 등이 나왔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1861~65) 당시 노예 소유를 인정한 남부연합 정부의 공식 깃발이었다. 이 깃발은 백인 우월주의 또는 흑인 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뉴욕타임스는 ‘히틀러 만세’를 뜻하는 ‘88’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하기도 했으며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모래밭에서 ‘88’을 적은 뒤 촬영한 사진도 올라 와 있다고 보도했다. ‘88’은 ‘H’가 알파벳 순서에서 8번째라는 사실에 착안해 만든 용어로 ‘Heil Hitler’(히틀러 만세)를 의미한다.

이 사이트는 지난 2월 9일 로프의 이름으로 등록됐으며 그 다음 날 등록 정보가 의도적으로 차단됐다. 마지막으로 수정된 시간은 교회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17일 오후 4시44분이었다.

찰스턴 경찰과 FBI는 이 사이트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며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유서깊은 흑인교회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백인 청년 딜런이 총기를 난사, 저녁 성경 공부를 하던 신자 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는 이후 도주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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