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삼성테크윈 노동조합은 한화그룹에 매각되는 마지막 작업인 임시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두고 막판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테크윈 노조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상경투쟁을 개최했다. 오후 2시 30분부터 진행된 이날 집회는 삼성테크윈 노조원 14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그동안 수 십 차례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직원들의 고용보장 및 근로조건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에서 아직 사측과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8일 삼성테크윈 노조는 삼성테크윈 판교 본사에서 직원 1200여 명이 로비를 점거하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삼성테크윈은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지난해 11월 맺은 지분 양도‧양수 계약에 따라 29일 임시 주총에서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한다.
이것으로 삼성그룹의 삼성테크윈 매각 작업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하지만 삼성테크윈 노사는 여전히 위로금 지급과 고용 보장 등과 관련한 협상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에 위로금으로 1인당 2000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은 노조에서 제시한 위로금 2억4000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형규 삼성테크윈 기업노조 공동위원장은 "회사는 위로금 2000만원을 제시하며 회사가 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회사가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은 전자 쪽에서 매각 과정에 바이오 등 알짜 사업부를 헐값에 빼 가며 발생한 그룹 구조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형규 위원장은 이어 "삼성이 경영상 자기 입맛에 맞춰 사업을 취사선택한 것은 참을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매각 후 고용 5년을 보장한다고는 했지만 고용유지 및 근로조건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집회는 노조가 다음 주 한화와의 마지막 사인을 앞두고 위로금과 고용승계 부분을 확실히 하자는 것이 핵심일 것"이라면서 "위로금 제시안과 관련해 정확한 숫자를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29일까지 노사 간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는다면 29일 이후에도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삼성테크윈의 임시 주총이 끝나면 삼성테크윈은 한화에 완전히 넘어가고, 노조와의 협상 주체는 삼성이 아닌 한화가 된다.
김형규 위원장은 "29일까지 총력을 다 해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단, 그때까지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는다면 한화에 넘어간 이후에도 파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노사 문제는 삼성 쪽에서 잘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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