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중 자금순환'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가 2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4조5000억원) 2배 넘게 확대됐다. 이는 새로운 국제기준(2008 SNA)을 적용해 자금순환 통계를 새로 낸 2013년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자금잉여는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돈에서 빌린 돈(차입금)을 뺀 것으로 여유자금 규모를 의미한다. 자금잉여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쓰지 않고 쌓아뒀다는 뜻이다. 자금잉여 규모는 지난해 2분기 29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분기 19조3000억원, 4분기 14조5000억원 등 계속 축소돼 왔다.
통상 1분기에 특별상여금 지급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 증가로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전기 대비 4.2%)이 5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 측은 설명이다. 이에 반해 소비 증가는 소득 증가에 미치지 못해 잉여자금 규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비금융법인)의 자금부족 규모는 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7조3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이익 개선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조7000억원 감소했고, 자금운용도 4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조8000억원 줄었다.
일반정부의 경우 재정 조기집행 등의 영향으로 19조4000억원 자금잉여에서 5조5000억원 자금부족으로 전환됐다. 이외에 국외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분기보다 줄어듬에 따라 자금부족 규모가 27조9000억원에서 27조3000억원으로 다소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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