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만성적인 피로와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다. 암성 피로는 종양 자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거나,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며 나타나는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으로 정의 된다. 이는 종양치료 과정에서의 암 환자의 90% 이상,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의 60% 이상이 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대표적인 증상이다.
암 환자들이 겪는 피로감은 여러 형태로 나뉜다.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고 누워있으면 아래로 꺼져드는 듯한 느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함, 몸은 피로한데 잠은 오지 않는 불면이나 이와 반대로 조금만 짬이 나도 꾸벅꾸벅 졸게 되는 과수면, 사라지지 않는 우울감 등이다. 문제는 이런 암성 피로는 일반적인 피로와는 달리 휴식이나 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암 자체가 만성 소모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피로를 쉽게 유발하며 수술이나 항암제 등의 치료 시술이나 마약성 진통제, 또는 이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불안과 우울 같은 정신적 장애나 수면 장애 등도 해당한다. 한의학 고전에서는 노권상(勞倦傷)이나 허로(虛勞) 등으로 기술하고 있으며(만성피로의 의미), 무절제한 식생활이나 생활방식, 심신의 스트레스와 과로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암성 피로는 보편적이어서 당연히 겪어야 하고 쉬면 낫는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러나 암성 피로는 그 자체로도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하고, 다른 동반증상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오랫동안 낫지 않는 암성 피로는 환자의 치료 의지를 꺾을 수도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부산한방병원 방선휘 병원장은 "암 환자를 치료하다보면 신체적·정신적으로 상당한 피로 증상이 일어나는데 암성 피로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암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특히 이러한 암성 피로에 침 치료와 한방 약제가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 학술지 등에 게재된 암성 피로 치료를 살펴보면 우리가 전통적으로 보한다고 생각하는 약물, 침 치료 등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보중익기탕이나 십전대보탕, 인삼이나 황기 등의 기허(氣虛)를 치료하는 약물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2012년과 2013년에 대규모의 연구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40곳의 36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삼(wisconsin ginseng)이 암성 피로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도출됐다. 302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혈점의 침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러한 연구는 미국 의료기관에서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Journal of clinical oncology’나 ‘Journal of national cancer institute’와 같은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게재돼 있다.
[도움말 : 부산한방병원 방선휘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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